이상민·김준호 재혼에 정체성 논란…‘돌싱’ 빠진 돌싱 예능의 최후
제작진 “4인 체제 유지” 입장에도 시청자 하차 요구 빗발쳐
SBS ‘신발벗고 돌싱포맨’
한때 최고 시청률 11%를 넘나들며 화요일 밤의 강자로 군림했던 SBS 예능 ‘신발벗고 돌싱포맨’(이하 ‘돌싱포맨’)이 결국 4년 5개월 만에 막을 내린다. 출연진의 재혼으로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논란 끝에 내려진 결정이다.
최근 SBS 측은 “‘돌싱포맨’이 오는 23일 213회를 끝으로 종영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2021년 7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프로그램의 갑작스러운 폐지 소식에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최고 시청률 11% 돌싱 예능의 탄생
SBS ‘신발벗고 돌싱포맨’
‘돌싱포맨’은 방송인 탁재훈, 이상민, 임원희, 김준호 등 이혼의 아픔을 겪은 네 명의 남자 연예인들이 자신의 집으로 게스트를 초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 형식으로 시작됐다. ‘돌싱’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은 결혼과 이혼, 연애 등 민감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해 거침없고 유쾌한 입담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특히 네 멤버의 독특한 케미스트리와 솔직함은 ‘돌싱포맨’만의 강력한 무기였다. 이들의 토크는 시청률로 증명됐다. 한때 분당 최고 시청률이 11%(닐슨코리아 수도권 가구 기준)를 돌파하며 동시간대 예능 프로그램 중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돌싱’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대중에게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았다.
정체성 뒤흔든 출연자들의 재혼
승승장구하던 ‘돌싱포맨’에 예상치 못한 위기가 찾아온 것은 멤버들의 신상에 변화가 생기면서부터다. 멤버 중 김준호가 개그우먼 김지민과의 공개 열애 끝에 사실상 재혼을 앞두게 됐고, 이상민 역시 최근 결혼 소식을 알리면서 프로그램의 근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돌싱 4인방 중 절반이 기혼자가 되면서 ‘돌싱포맨’이라는 프로그램명과 콘셉트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는 “더 이상 돌싱이 아닌데 왜 나오냐”, “프로그램 정체성을 위해 하차해야 한다”는 등 두 사람의 하차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일부에서는 새로운 돌싱 멤버를 영입해야 한다는 대안까지 제시됐다.
논란 속 제작진의 고심과 마지막 선택
논란이 거세지자 제작진은 지난 9월 200회 기념 인터뷰를 통해 “4인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제작진은 “재혼한 멤버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프로그램의 이야기가 오히려 확장됐다”며 “이혼의 아픔을 넘어 다시 사랑을 찾는 모습으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정체성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체성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제작진은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 프로그램 폐지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은 “그동안 ‘돌싱포맨’에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마지막 방송까지 ‘돌싱포맨’다운 유쾌한 마무리로 시청자들께 웃음을 드리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돌싱포맨’의 마지막 이야기는 오는 23일 오후 10시 20분에 방송될 예정이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