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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봉준호 감독은 18일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고인이 된 이선균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손석희 앵커는 “‘기생충’에서 함께한 故 이선균 배우가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봉 감독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같이 일했던 분이고, 여러 기억들이 교차한다. 누가 뭐래도 좋은 사람이었고, 좋은 배우였다”며 깊은 그리움을 표했다.
봉 감독은 이선균의 죽음을 두고 문화예술계 동료들과 함께 경찰 수사 과정의 문제를 지적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경찰 수사 보안에 과연 한 치의 문제도 없었는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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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배우 이선균은 2023년 10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세 차례에 걸친 공개 조사를 받은 후 같은 해 12월 27일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사망으로 인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었지만, 일부에서는 경찰 수사 과정이 고인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후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은 이선균이 수사 및 언론 보도로 인해 ‘인격 살인’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봉 감독 또한 “더 일찍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이 안타깝다”며 깊은 후회와 슬픔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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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이선균은 ‘기생충’에서 박 사장 역을 맡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고, 영화 ‘화차’, ‘끝까지 간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등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의 유작이 된 영화 ‘잠’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공로상을 수상하며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한편,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 이후 6년 만의 신작 ‘미키 17’을 선보인다. 이 영화는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맞이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등이 출연하며, 오는 28일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