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혁 감독, ‘오징어 게임2’ 탑 캐스팅 논란에 입 열다
황동혁 감독 / 사진 = 넷플릭스
황 감독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탑의 캐스팅을 둘러싼 논란과 자신의 심경을 솔직하게 밝혔다.
“오디션 끝에 최승현을 캐스팅했다”
황 감독은 “오디션을 쭉 봤지만 적합한 인물을 찾지 못했다”며 당시 연출부가 추천한 리스트 중 최승현의 이름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활동을 안 하는데, 연기할 의지는 있다더라”며 캐스팅 배경을 밝혔다.
특히 “리딩 겸 오디션에서 가능성을 봤다”며 탑의 외모와 연기 스타일이 캐릭터에 어울린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탑이 연기한 ‘타노스’는 몰락한 래퍼로, 캐릭터 설정과 그의 과거가 닮아 있어 더욱 화제가 됐다. 황 감독은 “시즌3까지 마약으로 파멸하는 인물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가 연기하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까지 용서를 받지 못할 줄은 몰랐다. 반응을 보고 놀랐다. 이럴 줄 알았다면 발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혹평이 쏟아진 이유를 뒤늦게 알았다”
황 감독은 탑이 2016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후 9년 만에 연기자로 복귀한 점이 시청자들에게 용납되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그는 “많은 연예인이 마약 후 복귀한 사례가 있었기에 단순히 공백기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결과를 보고 판단해줄 거라고 기대했지만, 공개 직후 혹평이 쏟아지자 ‘뭔가 더 잘못한 게 있나’ 싶어 찾아봤다”고 했다.
이어 그는 탑이 과거 팬들과 소셜미디어에서 설전을 벌이고, “한국에서 활동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점 등이 논란을 키웠음을 뒤늦게 알았다고 털어놨다. 황 감독은 “그때 ‘사람들이 너무 싫어한다. 안 되겠어’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이미 세상에 내놓은 상황이었다”*며 “‘네가 용서받을 수 있는지 평가받아보자’는 마음으로 끝까지 가보자 했다”고 밝혔다.
“욕을 너무 많이 먹었다”
황 감독은 인터뷰 도중에도 “욕을 너무 많이 먹었다. 잘 좀 봐달라”며 힘든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며 극심한 부담을 느꼈다고 했다.
‘오징어 게임2’는 시즌1에 이어 복수를 다짐하고 돌아온 성기훈(이정재)과 프런트맨(이병헌)의 대결을 중심으로 새로운 게임과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러나 주요 캐릭터 타노스를 연기한 탑의 부자연스러운 연기와 실제 인생을 모티브로 한 듯한 설정이 몰입을 방해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황 감독은 “시즌3까지 계획돼 있는 만큼 남은 이야기를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고 싶다”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시청자 반응 엇갈려
일각에서는 황 감독의 솔직한 해명과 시리즈에 대한 열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여전히 탑의 캐스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시청자들은 “마약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배우를 굳이 캐스팅했어야 했냐”, “감독의 진정성은 알겠지만, 배우 선택은 신중했어야 했다”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오징어 게임2’는 공개 이후 비영어권 TV쇼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여전한 글로벌 인기를 입증했지만, 캐스팅 논란이라는 과제를 안고 나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황 감독과 제작진이 이러한 논란을 딛고 시즌3에서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지혜 기자 k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