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형·장용·예수정,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우들이 뭉친 진짜 이유
개봉 두 달 만에 4만 관객 돌파, 결국 ‘2관왕’ 쾌거까지

영화 ‘사람과 고기’ 스틸컷. 트리플픽쳐스
영화 ‘사람과 고기’ 스틸컷. 트리플픽쳐스




독립영화 ‘사람과 고기’가 누적 관객 4만 명을 돌파하며 조용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상업영화의 홍수 속에서 이뤄낸 이례적인 성과에 영화계의 이목이 쏠린다.

11일 영화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7일 개봉한 ‘사람과 고기’는 약 두 달 만에 누적 관객 수 4만 명을 넘어섰다. 통상적으로 독립영화는 1만 관객을 흥행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를 훌쩍 뛰어넘는 4만 관객 돌파는 작품의 힘만으로 이뤄낸 쾌거로 평가받는다.

영화는 폐지를 주워 생계를 잇는 형준(박근형 분), 우식(장용 분)과 길거리에서 채소를 파는 화진(예수정 분), 세 독거노인이 우연히 만나면서 시작된다. 형준의 집에서 함께 끓여 먹은 뜨끈한 소고기 뭇국 한 그릇은 이들의 팍팍한 삶에 작은 온기를 불어넣는다. 그리고 이 온기는 곧 ‘공짜 고기’를 향한 위험하고도 짜릿한 모험으로 이어진다.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유혹은 죄책감과 불안을 압도하며, 관객들에게 삶의 의미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 ‘사람과 고기’ 포스터. 트리플픽쳐스
영화 ‘사람과 고기’ 포스터. 트리플픽쳐스




독립영화의 이례적 흥행 그 의미는



‘사람과 고기’의 흥행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별다른 마케팅 없이 오직 관객들의 입소문만으로 장기 흥행을 이어왔다는 점이다. 이는 작품이 가진 진정성과 배우들의 열연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방증이다.

한 영화 평론가 A씨는 “대규모 자본과 스타 캐스팅에 의존하는 상업영화 시장에서 ‘사람과 고기’의 성공은 콘텐츠 자체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특히 고령화 사회의 그늘과 노년의 삶을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다룬 점이 폭넓은 관객층의 공감을 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근형 장용 예수정 이름값 제대로 했다



영화 ‘사람과 고기’ 스틸컷. 트리플픽쳐스
영화 ‘사람과 고기’ 스틸컷. 트리플픽쳐스


이번 영화의 흥행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레전드 배우’ 박근형, 장용, 예수정의 공이 컸다. 이들이 독립영화에 함께 출연했다는 소식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세 배우는 수십 년 연기 경력에서 뿜어져 나오는 내공으로 각자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생의 끝자락에서 다시 한번 ‘살 맛’을 느끼는 노인들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의 연기는 영화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쏟아지는 호평 속 2관왕 영예까지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은 높은 평점으로 이어졌다. 11일 기준 ‘사람과 고기’는 네이버 네티즌 평점 9.56점, CGV골든에그지수 98% 등 실관람객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최근 열린 ‘2025 여성영화인축제’의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시상식에서 제작자인 영화사 도로시의 장소정 대표가 제작자상을, 임나무 작가가 각본상을 수상하며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로써 ‘사람과 고기’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은 수작임을 입증했다.

한편, 영화 ‘사람과 고기’는 현재 극장 상영과 더불어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등 OTT 서비스와 IPTV, 케이블 VOD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