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알리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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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전’을 33년간 운영해 온 가수 김민기가 21일 별세했다. 김민기는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으로 불리우며 한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많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힘써왔다. 그의 별세 소식에 정치, 문화, 예술 등 각계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민기를 추모하며, “동숭동 학림다방에서 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다. 그 열정이 마음에 깊이 남았다. 어린이를 사랑하셨던 선생님의 뜻이 ‘아르코꿈밭극장’에서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김민기는 ‘학전’을 약 30년간 운영해 오다가 지난 3월 15일 재정난과 건강 악화로 폐관했다. 현재 학전의 자리는 ‘아르코꿈밭극장’이 대신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또한 김민기를 추모하며, “엄혹한 시대에 끝없는 고초 속에서도 민주주의의 열망과 함께 영원한 청년 정신을 심어준 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민기의 노래와 공연은 역경과 혼돈의 시대를 걷는 민중들에게 희망이었고 위로였다. 그의 정신은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김민기의 대표곡 ‘상록수’와 ‘아침 이슬’의 구절을 인용했다.

학전 출신 가수 윤도현은 “저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이자 존경하는 음악가 김민기”라며, “언제나 제 마음속에 살아 계실 김민기 선생님”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학전도, 선생님도, 대학로도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라며 김민기의 생전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을 게시했다.

평소 김민기와 두터운 친분을 자랑했던 학전 출신 가수 박학기도 “형님 감사했습니다. 아름다운 곳에서 평안하세요”라며 애도의 메시지를 남겼다.

학전 폐관 당시 1억 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했던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이수만은 “역경과 성장의 혼돈 시대에 대한민국에 음악을 통해 청년을 심어준 故 김민기 선배에게 깊은 존경을 표하며 명복을 빈다”는 뜻을 전했다.

후배 가수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가수 이적은 “형님, 하늘나라에서 맥주 한잔하시면서 평안하시리라 믿습니다. 나의 영웅이여.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문구를 남기며 고인을 추모했다. 가수 알리는 “노란 머리 시절, 공연을 마치고 뒤풀이 장소에서 선배님 맞은편에 앉아 수줍게 술 한 잔 받았던 날이 처음 선배님과의 만남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선배님, 예술 인생의 발자취를 알게 되고 느끼고, 노래로 조금이나마 체감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이제 주님 곁에서 평안과 안식을 누리시길”이라고 덧붙였다.

‘더클래식’ 김광진도 “존경하는 김민기 선배님이 하늘나라로 가셨다. 대학 시절 저희의 많은 부분을 이끌어 주신 음악들 감사드린다. 많은 것을 배우고 싶은 분이었다. 음악도 삶도, 저희한테 주셨던 따듯한 격려도 기억한다”고 애도했다.

한편, 김민기는 21일 암 투병 중 별세했다. 그의 빈소는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으며, 24일 오전 발인 후 학전 터의 마당과 극장 등을 거쳐 천안 공원묘원의 장지에서 안식을 취할 예정이다.

유태은 기자 yoot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