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발표 앞두고 이례적으로 월가 전망치 먼저 공개한 테슬라
단기 실적 악화 우려 속… 2029년 연간 300만대 판매 돌파 시나리오 눈길
기가팩토리 - 출처 : 테슬라
전기차 시장의 ‘대장주’ 테슬라가 공식 실적 발표를 앞두고 월가의 전망치를 투자자 관계(IR) 웹사이트에 선제적으로 공개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최근 주가 부진과 수요 둔화 우려로 신음하던 테슬라가 던진 이번 정보 공개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테슬라가 웨드부시, 모건스탠리 등 20여 개 금융기관의 추정치를 종합해 공개한 바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글로벌 차량 인도량은 약 42만 2850대로 예측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5% 감소한 수치다. 연간 기준 인도량 역시 전년 대비 8.3% 줄어든 164만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며 단기적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단기 실적 먹구름 왜
모델 S - 출처 : 테슬라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단기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전기차 시장의 구조적 둔화를 지목한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연방 세액공제와 같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축소되고, 연비 규제가 완화되는 정책적 변화가 전기차 수요 전반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수년간 시장을 지배해 온 모델 3와 모델 Y 이후 획기적인 신차 라인업이 부재한 점도 판매량 정체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3분기에는 보조금 종료를 앞둔 ‘막차 수요’가 몰리며 반짝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는 결국 4분기 수요를 미리 끌어다 쓴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예측 불가능한 언행으로 일부 소비자들이 이탈하는 이른바 ‘일론 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단기 악재로 꼽힌다.
반전의 장기 시나리오 2029년 300만대
하지만 월가는 테슬라의 미래 성장 가능성까지 부정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단기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함께 공개됐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연간 차량 인도량이 2026년 175만 대를 기록한 뒤, 2027년에는 200만 대를 돌파하고 2028년 235만 대, 마침내 2029년에는 3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과거 테슬라가 제시했던 ‘2030년 2000만 대 판매’라는 야심 찬 목표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현재의 침체 국면을 고려하면 상당히 의미 있는 회복 시나리오다. 다만 테슬라는 해당 전망치에 ‘표준편차’를 함께 제시하며 미래 성장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모델 3 - 출처 : 테슬라
미래는 로보택시에 달렸다
월가가 테슬라의 장기 성장을 예측하는 핵심 동력은 바로 완전자율주행(FSD) 기술에 기반한 로보택시, ‘사이버캡’이다. 테슬라는 2026년 4월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는 연방 안전 기준 충족과 규제 완화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만 가능하다.
현재 미국 오스틴과 샌프란시스코 등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운행 규모는 수십 대 수준에 불과해 아직 갈 길이 멀다. 한 전문가는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와 각국 정부의 규제 환경 변화, 그리고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새로운 모델의 출시 여부가 향후 테슬라의 주가와 인도량 반등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델 S - 출처 : 테슬라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