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6와 시작가 39만원 차이, 배터리·충전 성능으로 정면 승부
17분 만에 80% 충전?… 국산차와 비슷한 가격표, 서비스는 어떨까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런데 가격표가 흥미롭다. 시작 가격 5299만원으로, 기아 EV6 롱레인지 모델보다 불과 39만원 높다.
이는 ‘중국차=가성비’라는 공식을 깨는 시도다. 국산차보다 월등히 저렴해서 선택하는 차가 아닌, 비슷한 예산 안에서 공간과 성능, 충전 편의성을 두고 직접 경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커코리아는 지난 6월 국내 공개와 함께 사전예약을 시작했으며, 올해 4분기부터 고객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 전기차와 어떤 차별점을 내세웠는지 구체적인 내용이 속속 드러나는 상황이다.
EV6와 39만원 차이, 예산은 겹친다
국내에 출시되는 지커 7X는 프로, 맥스, 울트라 세 가지 트림으로 구성된다. 가격은 각각 5299만원, 5999만원, 6999만원이다. 최상위 모델과 기본형의 가격 차이는 1700만원에 달한다.
경쟁 상대로 지목되는 기아 EV6와 비교하면 가격대가 겹치는 지점이 명확해진다. EV6 롱레인지 에어 2WD 모델의 가격은 5260만원(세제혜택 후)으로, 지커 7X 프로 트림과 39만원 차이다. 물론 지커 7X 프로의 배터리 용량이 75kWh로 EV6 롱레인지(84kWh)보다 작아 단순 비교는 어렵다.
실제 구매 과정에서는 트림별 옵션과 전기차 보조금 액수까지 고려해야 최종 가격이 나온다. 만약 당신이 5000만원대 전기 SUV를 고민 중이라면, 이제 국산차와 함께 새로운 선택지를 저울질해야 하는 셈이다. 이 정도 가격 차이라면 실내 공간, 조작 편의성, 서비스센터 접근성 등이 최종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배터리 따라 주행거리 달라지는 배경
배터리 종류는 트림별로 다르다. 기본형인 프로 트림에는 75kWh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맥스와 울트라 트림에는 100kWh 용량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탑재된다.
이에 따라 1회 충전 주행거리도 차이를 보인다. 국내 인증 기준 상온 복합 주행거리는 프로 375km, 맥스 483km, 울트라 440km다. 가장 비싼 울트라 모델의 주행거리가 가장 길지 않다는 점이 눈에 띈다. 후륜구동 기반의 롱레인지 모델인 맥스가 사륜구동 고성능 모델인 울트라보다 더 멀리 간다.
프로에서 맥스로 넘어가면 가격이 700만원 오르면서 배터리 용량과 주행거리가 크게 늘어난다. 장거리 운행이 잦은 운전자라면 무조건 최상위 트림을 보기보다, 두 모델의 가격과 성능 차이를 꼼꼼히 따져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17분 충전과 한국어, 남은 과제들
충전 성능 역시 관심사다. 한 독일 자동차 매체는 해외형 7X 사륜구동 모델 시험에서 최대 422kW의 충전 출력을 확인했고,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17분이 걸렸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특정 시험 환경에서 나온 결과이며, 국내 모든 충전기에서 동일한 성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 시장에서는 소재나 조립 품질 면에서 긍정적 평가가 있었지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번역 완성도나 음성 명령 인식률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국내 출시 모델의 한국어 기능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작동할지는 충전 속도만큼이나 중요한 실사용 만족도 요소다.
지커가 국내에 진출하는 시점은 수입 전기차 시장의 판도 또한 달라졌다. 테슬라와 BYD 같은 브랜드가 이미 시장에 안착한 상황에서, 7X는 단순히 낮은 가격이 아닌 국산차와 대등한 상품성을 증명해야 한다. 지커코리아 역시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구축 계획을 밝히며 인프라 경쟁을 예고했다. 결국 소비자의 고민은 ‘정비는 편한지’, ‘자주 쓰는 기능이 손에 익는지’와 같은 일상의 문제로 이어진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