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장세 주춤하자 다시 떠오른 EREV 기술

하이브리드, PHEV와는 근본부터 다른 개념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 제네시스 GV70, 출처 : AutoExpress >
< 제네시스 GV70, 출처 : AutoExpress >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특히 고가의 럭셔리 전기차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완성차 업계는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이 과정에서 한동안 잊혔던 기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바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다.

제네시스 GV70과 GV90 등 차세대 모델에도 적용이 거론되면서 EREV를 향한 시장의 관심이 뜨거워지는 상황이다.

< 로터스 엘레트라 X, 출처 : carexpert >
< 로터스 엘레트라 X, 출처 : carexpert >


엔진은 발전만 할 뿐, 바퀴는 모터가 굴린다



EREV와 하이브리드는 구동 방식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EREV는 구동력의 100%를 오직 전기 모터에만 의존한다. 내연기관 엔진은 바퀴와 기계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오직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 역할만 수행한다.

이는 엔진과 모터가 번갈아 또는 함께 바퀴를 굴리는 일반 하이브리드(병렬형)와 다르다. 배터리 용량을 키우고 외부 충전 기능을 더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도 개념을 구분해야 한다. EREV는 주행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기차의 주행 질감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과거의 기술, 왜 지금 다시 주목받나



< 2016 BMW i3 REx, 출처 : MotorTrend >
< 2016 BMW i3 REx, 출처 : MotorTrend >


EREV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이미 2010년대 초반 BMW가 도심형 전기차 i3에 소형 발전기 엔진을 얹은 ‘i3 REx’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에는 시대를 앞서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핵심은 무게다. 항상 엔진을 싣고 다녀야 하기에, 시스템 전체를 가볍게 만드는 것이 연비 효율에 더 중요하다. 이 때문에 과거 아우디는 작고 가벼운 로터리 엔진을 발전용으로 쓰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과거의 소형 발전기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차량의 체급이 커지고 고성능을 요구하게 되면서, 발전용 엔진의 출력 자체도 덩달아 커지는 고성능 EREV로 진화하는 추세다.

완성차 업체가 EREV를 반기는 진짜 이유



전기차 시대 전환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조짐을 보이자, 제조사들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EREV를 다시 꺼내 들었다. 특히 이미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순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한 업체들에게 EREV는 매력적인 카드다.

기존 전기차의 구조를 크게 바꾸지 않고 발전용 엔진과 연료탱크 공간만 추가하면 새로운 파생 모델을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매일 출퇴근은 전기로만 하고 장거리 여행 시에만 엔진이 전기를 만들어준다면, 소비자는 충전 스트레스와 주행거리 불안감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EREV가 완전한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는 훌륭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 아우디 A1 e-트론 컨셉트카, 출처 : caranddriver >
< 아우디 A1 e-트론 컨셉트카, 출처 : caranddriver >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