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테슬라를 밀어내고 새로운 왕좌에 오른 폭스바겐그룹.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끈 핵심 모델과 그들의 ‘투트랙 전략’을 집중 분석한다.

테슬라모델3 / 온라인 커뮤니티
테슬라모델3 / 온라인 커뮤니티


2025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지형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수년간 왕좌를 지켜온 테슬라의 독주에 제동이 걸리고, 그 자리를 폭스바겐그룹이 차지했다. 이는 단순한 순위 변동을 넘어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폭스바겐은 어떻게 견고했던 테슬라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은 유럽 시장에서의 압도적 지배력, 성공적인 신차 라인업, 그리고 영리한 ‘투트랙’ 전동화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유럽 시장 장악, 성장의 핵심 동력



폭스바겐그룹 성장의 중심에는 유럽 시장이 있었다. 2025년 한 해 동안 유럽에서만 74만 2800대의 전기차를 인도하며 전년 대비 65.9%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로써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7%에 육박하며 확고한 1위 자리를 굳혔다.

특히 유럽 내 전기차 판매 상위 10개 모델 중 절반을 폭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가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이는 특정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등 다양한 브랜드를 아우르는 ‘그룹 전략’이 시장에 제대로 통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2019 상하이 폭스바겐 SUV 라인업 / 폭스바겐그룹
2019 상하이 폭스바겐 SUV 라인업 / 폭스바겐그룹




ID 시리즈의 돌풍, 판매량 견인하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기반으로 한 ID. 시리즈의 약진은 눈부셨다. 플래그십 세단 ID.7은 유럽에서만 7만 6600대가 팔리며 133.9%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고, 이는 그룹 전체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었다.

글로벌 베스트셀러인 ID.4와 ID.5 역시 각각 12만 8900대, 6만 5700대가 판매되며 꾸준한 인기를 입증했다. 여기에 아우디 Q4 e-트론,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등 프리미엄 라인업까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폭스바겐그룹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113만 대를 판매해 92만 7000대에 그친 테슬라를 넘어섰다.

PHEV까지 품은 영리한 투트랙 전략





폭스바겐 파사트 / 온라인 커뮤니티
폭스바겐 파사트 / 온라인 커뮤니티


폭스바겐의 전동화 전략은 순수 전기차(BEV)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교 역할을 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2025년 PHEV 인도량은 42만 8000대로, 전년 대비 약 58% 급증했다.

최대 143km까지 전기만으로 주행 가능한 2세대 PHEV 모델이 유럽을 중심으로 높은 수요를 보이면서다. 순수 전기차와 PHEV를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은 아직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장거리 주행이 잦은 소비자들까지 끌어안으며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성공 방정식이 됐다.

엇갈린 희비, 미국과 중국 시장



유럽에서의 성공은 북미 시장으로도 이어졌다. 폭스바겐그룹은 2025년 미국에서 7만 2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45.7% 성장했다.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고 라인업을 강화한 전략이 효과를 본 것이다.

반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11만 5500대를 인도하며 44.3% 감소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는 현지 브랜드들의 거센 공세와 함께, 현지 맞춤형 신차 출시를 앞두고 일시적인 물량 조절에 들어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폭스바겐은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 비중이 8.2%에서 10.9%로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동화 전환 속도는 계획대로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CEO는 “도전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도 모든 브랜드와 구동 방식을 아우르는 강력한 제품 포트폴리오가 성과의 원동력이었다”고 자평했다. 한 가지 방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시장의 요구에 기민하게 반응한 폭스바겐의 전략이 테슬라의 독주 체제를 무너뜨린 결정적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