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1년 만에 판매량 48% 급감, 혁신의 아이콘에서 외면받는 신세로 전락한 테슬라 사이버트럭.
보조금 폐지부터 잦은 리콜까지, 미국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결정적인 이유들을 짚어본다.

테슬라 사이버 트럭 / 온라인 커뮤니티
테슬라 사이버 트럭 / 온라인 커뮤니티


테슬라의 야심작,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이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등장과 동시에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정작 판매 실적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기관 콕스 오토모티브의 보고서에 따르면, 사이버트럭의 판매량은 지난해 3만 8,965대에서 올해 2만 237대로 1년 만에 48.1%나 곤두박질쳤다. 이는 테슬라가 개척하려던 새로운 전기 픽업 시장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의미한다.

기대와 달랐던 현실 판매량 급감



테슬라 사이버 트럭 / 온라인 커뮤니티
테슬라 사이버 트럭 / 온라인 커뮤니티


판매량 감소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가팔라졌다. 특히 연말 대목이어야 할 4분기 실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2024년 4분기 1만 2,991대였던 판매량은 2025년 4분기 4,140대로 무려 68.1%나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출시 초반의 호기심 구매가 잦아들면서 실사용 경험에 기반한 냉정한 평가가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판매량으로 명확히 드러난 셈이다.

가격 장벽 높인 보조금 폐지



판매 부진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의 폐지가 꼽힌다. 최대 7,500달러(약 1,070만 원)에 달했던 연방 보조금이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구매 가격이 크게 올랐다.

콕스 오토모티브는 지난 11월 기준 미국 전기차 평균 가격이 5만 8,638달러로 여전히 내연기관차보다 비싸다고 분석했다.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비싼 전기 픽업트럭을 선뜻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테슬라 사이버 트럭 / 온라인 커뮤니티
테슬라 사이버 트럭 / 온라인 커뮤니티


디자인은 혁신 실용성은 물음표



사이버트럭의 상징과도 같은 독특한 외관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각진 스테인리스 스틸 외장과 사선형 적재함은 시선을 사로잡기엔 충분했지만, 픽업트럭의 본질인 ‘실용성’ 측면에서는 낙제점을 받았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숀 터커 편집장은 “사이버트럭의 디자인은 눈길을 끌지만, 전통적인 픽업 구매자들이 중시하는 기능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대형 화물을 싣거나 작업용으로 쓰기에는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끊이지 않는 품질 논란 잦은 리콜



신뢰도를 깎아 먹는 품질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사이버트럭은 출시 2년도 채 되지 않아 10번의 리콜을 기록했다.

가속 페달 결함부터 외장 패널 탈락, 인버터 고장, 라이트바 접착 불량 등 문제도 다양했다. 일부 차주들은 주행 중 부품이 떨어져 나갔다는 불만을 제기하는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부정적 인식이 확산했다.

CEO 리스크까지 브랜드 이미지 타격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예측 불가능한 정치적 행보 역시 판매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머스크가 특정 정치 세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등 논란을 일으키면서, 테슬라의 주 고객층이었던 진보 성향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테슬라가 가격, 실용성, 품질, 그리고 CEO 리스크라는 사중고에 직면하며 사이버트럭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