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를 예고한 토요타.

세계 1위 기업을 덮친 예상 밖의 그림자는 무엇이었을까.



5월의 맑은 날씨처럼 순항할 것만 같던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세계 1위 토요타가 예상 밖의 부진한 실적 전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판매 호조라는 긍정적 소식 뒤에 가려진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중국 전기차의 공세, 예측 불가능한 중동 리스크, 그리고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복합적인 요인이 자리한다. 잘나가던 토요타는 왜 스스로 비상벨을 울렸을까.

하이브리드 인기도 막지 못한 수익성 악화





어째서 이런 전망이 나온 것일까. 토요타는 최근 발표한 2026회계연도 실적 전망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나 감소한 3조 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4조 6000억 엔 수준이었다. 토요타가 이보다 훨씬 보수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만약 실제 전망대로라면, 토요타의 영업이익은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게 된다.

순이익 역시 22% 줄어든 3조 엔으로 전망됐다. 매출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작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그야말로 ‘어닝 쇼크’다.

중국 전기차 공세와 중동 리스크까지 덮쳤다







단순히 한 가지 문제만이 아니었다. 토요타가 가장 큰 변수로 지목한 것은 바로 지정학적 리스크, 특히 중동 정세 불안이다. 회사 측은 중동발 리스크로만 약 6700억 엔 규모의 이익 감소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 가운데 약 4000억 엔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에서 비롯된다. 전기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터리 핵심 광물 가격과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이 기업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저가 공세 역시 거센 파도다. BYD를 필두로 한 중국 브랜드들이 동남아와 유럽 시장에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앞세워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기존 강자들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런 상황에 놓인 기업의 의사결정권자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결국 토요타는 올해 글로벌 판매량 목표치도 전년 대비 0.9% 감소한 1118만 대로 잡았다. 그동안 토요타는 급격한 전기차 전환 대신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의 복합 위기는 기존 전략만으로 버티기 어렵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물론 엔화 약세가 일부 완충 역할을 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토요타는 올해 환율 기준을 달러당 150엔으로 설정했는데, 현재 엔화 가치가 이보다 더 낮은 수준이라 실제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거대한 흐름을 바꾸긴 어려워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히 차를 몇 대 더 파느냐보다 지정학과 공급망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해진 시대”라며 “토요타의 보수적 전망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체에 대한 경고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