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km 찍고 가격은 1억 5천! 볼보 EX90, ‘가성비 끝판왕’ 플러스 트림 출격

싱글 모터 후륜구동으로 주행거리 늘리고 가격 낮춘 실속형 모델 공개… 전기 SUV 시장 흔들까?

스웨덴 프리미엄 브랜드 볼보가 자사의 전기 플래그십 SUV, EX90의 새로운 라인업으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고성능 듀얼 모터 버전만 있던 EX90에 드디어 ‘가성비’를 앞세운 싱글 모터 후륜구동 기반의 ‘플러스(Plus)’ 트림이 추가된 것이다. 성능보다 실용성과 합리적인 가격에 초점을 맞춰 더 많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놀라운 반전! 싱글 모터로 613km 주행거리 확보

새롭게 선보이는 EX90 플러스는 뒷바퀴를 굴리는 싱글 전기 모터를 심장으로 삼았다.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50kg·m의 힘을 내며, 덩치 큰 SUV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8.4초 만에 밀어붙인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바로 주행거리다. 104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유럽 WLTP 기준으로 무려 613km를 달릴 수 있다. 이는 기존 상위 트림인 듀얼 모터 ‘울트라’ 모델보다 오히려 30km 이상 긴 수치다. 효율성을 극대화한 싱글 모터 시스템 덕분이다. 충전 속도 역시 답답하지 않다. 최대 250kW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해 단 30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채울 수 있다. 장거리 여행도 문제없다는 자신감이다.

옵션은 ‘실속’ 중심으로… 핵심 편의 장비는 그대로

EX90 플러스는 가격 경쟁력을 높였지만, 편의 사양까지 인색하게 굴지는 않았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핵심 기능들은 대부분 기본으로 품었다. 4구역 독립 공조 시스템, 시원하게 펼쳐진 14.5인치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줄 BOSE 오디오 시스템, 개방감을 선사하는 파노라마 선루프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장거리 주행 피로를 덜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주차를 돕는 360도 서라운드 뷰 카메라, 쾌적한 실내 공기를 위한 공기 청정 시스템, 넉넉한 7인승 시트 구성까지 빠짐없이 챙겼다. 다만, 야간 시야를 밝히는 픽셀 LED 헤드램프나 피로를 풀어주는 마사지 시트, 노면 상태에 따라 승차감을 조절하는 어댑티브 댐퍼 같은 고급 옵션은 울트라 트림에서만 만날 수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합리적인 구성을 꾀한 셈이다.

2,500만원 저렴해진 가격표… ‘매력적인 선택지’ 부상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역시 가격이다. 영국 시장 기준으로 EX90 플러스의 시작 가격은 82,660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1억 5천만 원 수준이다. 이는 상위 트림인 울트라 모델과 비교하면 약 2,500만 원이나 저렴한 가격표다. 플래그십 전기 SUV를 넘볼 수 있는 문턱을 상당히 낮춘 것이다. 볼보는 이 ‘착한 가격’을 무기로 전기차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까지 끌어안겠다는 포부다.

EX90 플러스는 플래그십의 품격과 첨단 전기차 기술은 누리고 싶지만, 최상위급 성능이나 모든 호화 옵션까지는 필요하지 않은 ‘실속파’ 소비자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뛰어난 주행거리와 필수 편의 장비,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삼박자를 갖춘 EX90 플러스가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