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사건이 잇따르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산 배터리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면서 “내 차는 괜찮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이 앞다퉈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고 나섰다. 과연 국산 전기차에는 어떤 배터리가 얼마나 사용되고 있을까?
현대차: 코나만 ‘CATL’, 나머지는 ‘국산 안심’

현대차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다.

코나 일렉트릭: 유일하게 중국 CATL 배터리 탑재 (스탠다드 48.6kWh, 롱레인지 64.8kWh)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제네시스 등: SK온 배터리 사용

캐스퍼, 구형 아이오닉, 아이오닉 6 일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용
즉, 코나 일렉트릭을 제외한 모든 현대차 전기차는 국산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믿고 탈 수 있겠네!” 안심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기아: 레이, 니로는 ‘CATL’, 나머지는 ‘국산 사랑’

기아 역시 대부분의 전기차에 국산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지만, 일부 모델에는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다.

레이 EV, 니로 EV: 중국 CATL 배터리 사용

EV6, EV9 등: SK온 배터리 사용

EV3: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용
니로 EV(구형), 쏘울 EV, 봉고 3 EV: LG에너지솔루션 & SK온 배터리 혼용 (이원화)

특히 레이 EV는 구형 모델에는 SK온 배터리를 사용했지만, 신형 모델에는 CATL 배터리로 변경되었다. 이에 대해 기아 측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KG 모빌리티: ‘BYD 배터리’로 승부수

KG 모빌리티는 현재 판매 중인 모든 전기차에 중국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코란도 이모션, 토레스 EVX: BYD 블레이드 배터리 사용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KG 모빌리티는 파격적인 ‘배터리 10년/100만km 보증’을 내걸었다. “품질에 자신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쉐보레, 르노: 현재 판매 중인 전기차 ‘無’

쉐보레와 르노는 현재 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지 않다. 쉐보레는 볼트 EV, 볼트 EUV 단종 이후 전기차 공백기를 갖고 있으며, 르노 역시 트위지, 조에 단종 이후 새로운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배터리 국적’보다 중요한 건 ‘안전’

국산 전기차에 중국산 배터리가 사용되는 비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배터리 국적’이 아니라 ‘안전성’이다.
전문가들은 “국산 배터리든 중국산 배터리든, 품질과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며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조사와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투명성 공개’는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더욱 강화된 안전 기준과 품질 관리를 통해 전기차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