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판 돌려차기’ 사건…청년 박 모 씨 징역 8년 선고

사진 = SBS 갈무리
지난해 경기 의왕시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성폭력 및 폭행 사건, 이른바 ‘의왕판 돌려차기’ 사건의 피고인 박 모 씨(당시 23세)가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범행
출처 = SBS 갈무리
사건은 2022년 7월 5일 대낮, 의왕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발생했다. 피해자 A 씨(20대 여성)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던 중 12층에서 탑승한 박 씨는 갑자기 ‘10층’ 버튼을 눌렀다. 이어 엘리베이터 안에서 A 씨의 목을 조르고 폭행을 가했다.

10층에 도착하자 박 씨는 A 씨의 머리채를 잡아 강제로 복도로 끌어냈고, 비상계단으로 데려가려는 도중 A 씨의 비명을 들은 주민들의 제지로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현장 목격자들은 당시 상황을 두고 “누군가 죽어서 오열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며 끔찍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A 씨는 이 폭행으로 늑골 다발골절 등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으며, 사건 이후 극심한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계획적 범행…경찰 조사 중 기행도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의 계획성을 시인했다. 그는 원래 자신이 거주하는 층이 아닌 12층에서 일부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여성이 혼자 있으면 범행을 저지르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피해자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으며, 범행 당시 술이나 약물에 취한 상태도 아니었다.

조사 중 박 씨는 여성 경찰관 앞에서 음란 행위를 하며 “성폭행당하고 싶냐”는 망언을 일삼고, 유치장 시설을 부수려 하거나 경찰관을 물려고 하는 등 난폭한 행동을 이어갔다.

검찰, 징역 21년 6개월 및 전자장치 부착 요청
사진 = SBS 갈무리
검찰은 박 씨가 범행 당시 성폭력 범죄에 편리한 하의를 입고 있었고, 피해자를 통행이 드문 비상계단으로 끌고 간 점 등을 들어 계획적 성범죄임을 강조했다. 또 피해자가 엄벌을 요구하고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징역 21년 6개월과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법원에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박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며 검찰의 요청을 일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자장치 부착 명령에 대해선 “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과거 친동생 성범죄 전력 드러나

1심 재판부는 박 씨의 과거 범행 전력도 언급했다. 그는 청소년 시절 친여동생을 상대로 강간미수를 시도해 소년보호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순간적인 성적 충동을 이기지 못한 범행을 저지른 전력이 있다”며 재범 가능성을 우려했다.

전문가, 재범 가능성 우려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오윤성 교수는 “성폭행 범죄의 특징은 상습성”이라며 박 씨가 형기를 마치고 나와도 재범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성범죄 성향이 뿌리 깊다”고 말했다.

사회적 우려와 형량 논란

징역 8년이라는 선고는 피해자와 대중들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형량으로 받아들여지며 논란을 낳고 있다. 특히 전자장치 부착이 기각된 점에 대해 피해자 측과 전문가들은 법적 요건의 개정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박 씨는 항소심에서도 1심 판결과 동일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법적 논란과 사회적 우려 속에서, 이 사건은 피해자 보호와 재범 방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