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故 김수미가 생전 기록한 일기가 책으로 출간됐다.

도서출판 용감한 까치는 김수미의 일기를 엮은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故 김수미 영정사진
책에는 김수미가 1983년부터 사망하기 전인 2024년까지 쓴 일기 중 핵심적인 내용만을 담아 구성했다. 고인의 쉽지만은 않았던 여배우로서의 삶, 가장으로 가족을 지키기 위한 고군분투했던 내용들이 담겼다.

일기에는 “2년 동안 절망한 채 파산한 상태에서 빚 독촉에 시달렸고 일은 없었다”. 술과 담배에 의지했다. 매달 몇백의 수입이 됐던 ‘전원일기’가 폐지됐을 땐 정말로 죽어야겠구나 싶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한 김수미의 아들 정명호 씨가 어머니의 이름을 걸고 식품을 판매해 온 ‘나팔꽃 F&B’의 횡령과 사기혐의로 인한 스트레스도 고스란히 담겼다.

김수미는 ”하루하루가 고문이다. 기사가 터져서 어떤 파장이 올지 밥맛도, 잠도 수면제 없이 못 잔다“, ”지난 한 달간 불안, 공포 맘고생은 악몽 그 자체였다. 회사 소송 건으로 기사 터질까 봐 애태웠다“고 토로했다.
김수미(MBC ‘라디오스타’ 캡처)
고인은 ”주님, 저는 죄 안 지었습니다“, ”오늘 기사가 터졌다. 횡령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는 글을 쓰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사망 전 공황장애를 앓기도 했다는 김수미는 지난 2월 일기에서 ”어젠 정말 죽을 정도로 힘들었다. 공황장애가 이런 건가. 포스터 찍고 집에 와서도. 오늘은 또 멀쩡하다. 약들을 좀 줄이자. 이수나 언니가 생각이 난다“라는 내용을 기록하기도 했다.

배우 이수나는 ‘전원일기’에 함께 출연했다. 그는 8년전 뇌출혈로 쓰러져 지금까지 뇌사 상태로 투병중이다.
책에는 고인은 끝까지 가족들을 걱정하는 모습도 담겨있다. 김수미는 ”이 책이 출간된 후 가족에게 들이닥칠 파장이 두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힘들어하는 사람들과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철학과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자신의 일기를 책으로 출간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故 김수미 책 /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김수미의 유가족은 ”김수미가 말년에 겪었던 고통을 옆에서 지켜봐 온 만큼 안타까운 마음에 일기를 공개했다“며 ”책 인세는 전액 기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