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열 1분·공기압 10% UP, 작은 습관이 수백만 원 수리비 아낀다

영하권 추위가 몰아치면 사람만 웅크러드는 게 아니다. 자동차도 비명을 지른다. 겨울철은 자동차에게 가장 가혹한 계절이다. 엔진, 배터리, 타이어 등 주요 부품이 추위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날 풀리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했다간 큰 오산이다. 지금 당장 관리하지 않으면 내년 봄, 당신의 애마는 수리비 폭탄을 맞거나 최악의 경우 폐차 수준의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20년 차 기자가 장담하건대, 오늘 소개하는 몇 가지만 지켜도 당신의 차 수명은 5년 더 늘어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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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전 딱 ‘1분’, 엔진 살리는 골든타임

“요즘 차는 성능이 좋아서 예열 필요 없다”는 말을 믿는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하지만 겨울에는 무조건 틀린 말이다. 영하의 날씨에 시동을 걸자마자 급가속하는 건 자고 일어난 사람에게 100미터 전력 질주를 시키는 것과 같다. 엔진오일은 기온이 낮아지면 꿀처럼 끈적해진다. 이 상태에서 바로 달리면 엔진 내부 부품들이 마찰을 일으켜 여름철보다 마모가 3배나 빨라진다. 딱 1분만 기다리자. 오일이 엔진 구석구석 순환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이 1분의 여유가 엔진 수명을 수년 늘려준다. 단, 공회전을 너무 오래 할 필요는 없다. 환경을 생각해서 1분이면 충분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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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공기압, 마법의 숫자 ‘10%’

겨울철 타이어 관리는 생존과 직결된다. 기온이 떨어지면 공기 부피가 줄어들어 타이어가 쭈글쭈글해진다. 공기압이 낮으면 제동 반응이 늦어지고 연비도 나빠진다. 그렇다면 정답은? 평소보다 공기압을 10% 더 채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소 35psi를 넣었다면 겨울엔 38~39psi 정도로 맞추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접지력이 안정되어 빙판길이나 눈길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 물론 마모 상태 확인은 기본이다. 타이어가 낡았다면 스케이트를 신고 빙판을 달리는 꼴이니 즉시 교체해야 한다.

타이어 공기압 체크
타이어 공기압 체크

기름값 아끼려다 수리비 폭탄, 연료는 ‘절반’ 이상

“기름 가득 채우면 차 무거워서 연비 안 좋다”며 바닥 보일 때까지 타는 운전자들이 있다. 겨울엔 정말 위험한 습관이다. 연료 탱크 내부와 외부의 온도 차이로 인해 이슬이 맺히는 ‘결로 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수분이 연료에 섞여 들어가면 시동이 안 걸리거나 엔진이 망가질 수 있다. 겨울철에는 연료 게이지가 절반 밑으로 떨어지지 않게 유지하는 게 ‘국룰’이다. 내 차의 혈관을 깨끗하게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주유하는 모습
주유하는 모습

염화칼슘의 역습, 하부 세차 안 하면 ‘녹’ 슨다

눈 온 뒤 도로를 하얗게 뒤덮는 염화칼슘, 제설에는 필수지만 차에는 치명적인 독이다. 염화칼슘이 차체 하부에 달라붙으면 철을 빠르게 녹슬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겨울 한 철 세차를 미루면 하부 프레임 수명이 2년 줄어든다”고 경고한다. 눈길 주행 후에는 반드시 고압수로 하부 세차를 꼼꼼히 해줘야 한다. 귀찮다고 미루다간 내년 봄, 차 밑바닥이 시뻘건 녹으로 뒤덮인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빙판길
빙판길
이것만 알면 당신도 베스트 드라이버. 이 외에도 소소하지만 중요한 팁들이 있다.

▷와이퍼 세워두기: 야외 주차 시 와이퍼를 눕혀두면 고무가 얼어붙어 찢어지거나 모터가 고장 날 수 있다. 눈 소식이 있다면 와이퍼를 하늘로 향해 ‘만세’ 시켜주자.

▷워셔액 교체: 여름용 워셔액이 남아있다면 당장 빼고 겨울용으로 채워라. 주행 중 앞 유리에 얼어붙으면 시야가 완전히 차단돼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배터리 관리: 겨울철 고장 신고 1위는 단연 배터리 방전이다. 블랙박스 저전압 설정을 하거나, 장기 주차 시 2~3일에 한 번씩 시동을 걸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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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운전, 화려한 기술은 필요 없다. 미리 점검하고, 천천히 달리고, 닦아주는 기본기만 있으면 된다. 당신과 가족의 안전, 그리고 지갑을 지키는 건 결국 이 작은 습관들이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