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보조금 기준 맞춤 전략, 가성비로 시장 장악 예고

새해 아침부터 테슬라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 최대 94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테슬라 모델Y와 모델3의 가격이 뚝 떨어지며 수입차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벤츠를 턱밑까지 추격한 테슬라가 이번 가격 정책으로 확실한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테슬라 모델Y(사진=테슬라 코리아 제공)
테슬라 모델Y(사진=테슬라 코리아 제공)


최대 940만 원 할인, 이게 머선 129?

테슬라코리아가 2025년 12월 31일을 기점으로 주력 차종의 가격을 전격 조정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모델 3 퍼포먼스 AWD다. 기존 6,939만 원에서 무려 940만 원이나 깎인 5,999만 원이 됐다. 거의 소형차 한 대 값에 가까운 금액이 빠진 셈이다. 고성능 전기 세단을 고민하던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테슬라 모델3 하이랜드 (출처=테슬라)
테슬라 모델3 하이랜드 (출처=테슬라)
인기 모델인 SUV 라인업도 가벼워졌다. 모델 Y 프리미엄 롱레인지 AWD는 6,314만 원에서 5,999만 원으로 315만 원 내려갔다. 더욱 충격적인 건 모델 Y 프리미엄 RWD 모델이다. 기존 5,299만 원에서 300만 원을 내려 4,999만 원이라는 상징적인 숫자를 만들어냈다. 5천만 원이라는 심리적 저지선을 깬 것이다.

4,999만 원의 비밀, 보조금 100%를 노려라

테슬라가 가격을 4,999만 원으로 맞춘 건 단순한 할인이 아니다. 여기에는 치밀한 계산이 숨어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예고한 2026년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보면, 보조금을 전액(100%) 받을 수 있는 차량 가격 기준이 기존보다 낮아진 ‘5,000만 원 미만’으로 설정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 모델Y (출처=테슬라)
테슬라 모델Y (출처=테슬라)


즉, 테슬라는 정부 정책에 발 빠르게 대응해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을 극대화한 것이다. 4,999만 원짜리 모델 Y를 구매하면 보조금 혜택까지 더해져 실제 구매 가격은 4,000만 원대 초중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는 국산 전기차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아니 오히려 압도적인 가성비를 갖추게 된다는 뜻이다.
테슬라 모델3 하이랜드 측정면 (출처=테슬라)
테슬라 모델3 하이랜드 측정면 (출처=테슬라)


벤츠 비켜! 수입차 2위 자리 넘본다

이번 가격 인하의 또 다른 목표는 명확하다. 바로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뒤집는 것이다.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테슬라의 판매량은 5만 5,594대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폭증했다.
테슬라 모델3 실내 (출처=테슬라)
테슬라 모델3 실내 (출처=테슬라)
현재 수입차 1위는 BMW, 2위는 벤츠다. 하지만 테슬라의 기세가 무섭다. 2위 벤츠와의 판매량 격차는 불과 6,000여 대 수준으로 좁혀졌다. 1년 전만 해도 3만 6,000대 차이였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맹추격이다. 모델 Y는 이미 BMW 520과 벤츠 E200을 제치고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에 등극했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까지 더해졌으니, 2026년에는 테슬라가 벤츠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비야디(BYD)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테슬라 모델Y(사진=테슬라 코리아 제공)
테슬라 모델Y(사진=테슬라 코리아 제공)


오래 달리는 놈이 온다, 신규 트림 출격 대기

가격 할인뿐만이 아니다. 테슬라는 제품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모델 3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는 전기차의 고질병인 주행거리 불안을 해소할 기대주다.
테슬라 모델Y(사진=테슬라 코리아 제공)
테슬라 모델Y(사진=테슬라 코리아 제공)
국내 인증 결과, 이 모델은 복합 주행거리가 551km에 달한다. 도심에서는 588km, 고속도로에서도 506km를 달릴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충전 없이 한 번에 갈 수 있는 수준이다. 기존 모델보다 주행거리가 대폭 늘어난 만큼 장거리 운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모델3


테슬라의 이번 승부수는 명확하다. 가격은 낮추고 성능은 높여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과연 테슬라의 공격적인 행보가 수입차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는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