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에 이런 동네가 있었어?”
뜨거운 물이 솟아오르는 마을

해외여행에서 하루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을 때가 있다. 유명 관광지를 찾아다니고 맛집에 줄을 서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느긋하게 걷고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시간이 더 간절하다. 대만 타이베이를 여행한다면 이런 하루를 만들어볼 수 있다. 복잡한 도심에서 지하철을 타고 조금만 이동하면 뜨거운 온천수가 솟아오르는 마을, 베이터우가 나타난다.
사진=대만 베이터우
사진=대만 베이터우
■ 지하철에서 내리면 시작되는 온천 여행

베이터우는 타이베이 북쪽에 자리한 온천 지역이다. 타이베이 도심에서 MRT를 이용해 베이터우역으로 이동한 뒤 신베이터우행 지선으로 갈아타면 온천 마을에 도착한다.

온천 여행이라고 하면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숙소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베이터우는 대중교통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신베이터우역 주변에는 공원과 박물관, 도서관, 온천 시설이 모여 있다. 여행 일정이 짧더라도 온천 마을을 둘러보는 반나절 코스를 계획할 수 있다. 타이베이의 야시장이나 쇼핑 거리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경험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사진=대만 베이터우
사진=대만 베이터우


■ 뜨거운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볼거리가 있다

베이터우에서 가장 독특한 장소 중 하나는 지열곡이다. 이곳에서는 푸른빛이 감도는 뜨거운 온천수 위로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풍경을 볼 수 있다. 타이베이시 관광 안내에 따르면 지열곡의 온천수 온도는 약 80~100도에 이른다.

관광객이 물에 들어가는 장소가 아니라 지열 활동으로 만들어진 자연경관을 관찰하는 곳이다. 뜨거운 물과 주변 공기의 온도 차이가 만들어내는 수증기는 베이터우를 대표하는 풍경이다.

지열곡을 둘러본 뒤에는 베이터우 온천박물관으로 향해볼 만하다. 이 건물은 1913년 문을 연 공중목욕탕을 활용한 곳이다. 붉은 벽돌과 목재가 어우러진 외관부터 일반적인 현대식 박물관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옛 목욕 문화와 온천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어 실제 온천욕을 하지 않더라도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근처 베이터우 도서관 역시 나무를 활용한 독특한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공원과 건물, 작은 물길을 따라 걷는 코스를 묶으면 온천 마을 자체가 하나의 관광지가 된다.
사진=대만 베이터우
사진=대만 베이터우
■ 온천 여행비, 어디서 차이가 날까

베이터우에서 온천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는 공중목욕탕부터 호텔의 고급 온천 시설까지 선택지가 있다. 같은 지역이라도 어떤 시설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여행비는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베이터우의 그랜드 뷰 리조트 공식 안내에 따르면 대중 온천 이용요금은 평일 1인 1600대만달러(6만 5천원대), 주말 1800대만달러(7만 3천원대)다. 성인 2명이 주말에 이용한다면 온천 이용료만 총 3600대만달러가 드는 셈이다. 교통비와 식사비, 숙박비는 별도다.

반면 온천욕 대신 지열곡과 박물관, 공원 산책에 집중하면 훨씬 가볍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온천 여행이라고 해서 반드시 비싼 호텔을 예약할 필요는 없다. 관광과 온천욕 중 무엇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싶은지 먼저 결정하는 것이 좋다.

다만 오래된 여행 정보에 소개된 공공온천은 공사나 운영 변경 가능성이 있으므로 현재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진=대만 베이터우
사진=대만 베이터우
■ 관광보다 쉬는 시간이 필요할 때

베이터우 여행은 하루 동안 많은 장소를 방문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기 좋다. 온천박물관을 둘러보고, 공원길을 걷고, 마음에 드는 온천 시설에서 휴식을 취하는 식으로 일정을 구성할 수 있다.

가을이 깊어지고 날씨가 선선해질수록 따뜻한 온천에 대한 기대도 커진다. 타이베이 여행에서 쇼핑과 먹거리만 즐겼다면 이번에는 조금 다른 하루를 계획해보자.

온천욕을 선택하든 산책만 즐기든, 여행의 속도를 늦추는 것 자체가 베이터우를 찾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