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텔 감성 충전하러 가자!
에겐녀 감성 폭발… 잔잔한 국내 여행지 BEST5

사진=경주 황리단길
사진=경주 황리단길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눈길을 끄고 있는 단어가 있다. 바로 ‘에겐남’, ‘에겐녀’라는 신조어다. 이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에서 파생된 표현으로, 부드럽고 감성적인 스타일을 선호하는 성향을 뜻한다. 파스텔 톤의 옷, 레이스나 니트 같은 소재, 여리여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패션이 대표적이다. 퍼프 소매, 셔링, 리본 등 섬세한 디테일을 즐기고, 강렬함보다는 조화와 여유를 중시하는 이들이 에겐 스타일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여행 취향에서도 이러한 감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사람 많은 관광지보다는 잔잔한 순간을 음미하고, 사진 한 장에도 스토리와 감정을 담는 여행. 자연의 색감과 빛을 즐기며, 마음을 채우는 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에겐 여행자의 방식이다. 오늘 하루쯤은 강렬함 대신 부드러움을 선택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에겐남·에겐녀에게 꼭 맞는 국내 여행지를 소개한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신승희
사진=한국관광공사 신승희
감성 충전, 잔잔한 시간을 보내는 여행

■ 경주 황리단길

고즈넉한 한옥과 현대적인 감성이 공존하는 경주 황리단길은 에겐 스타일과 탁월하게 어울린다. 파스텔색 외벽의 카페, 작은 소품샵, 감성적인 창문과 골목길. 필름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가볍게 찍어도 화보 같은 사진이 된다. 차 한 잔 앞에 두고 오랜 시간 머물고 싶어지는 여행지다.

■ 춘천 소양강 스카이워크

잔잔한 물 위로 펼쳐진 유리 데크를 걸으며 바람을 맞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마음이 차오른다. 과하지 않은 풍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게 되는 곳. 커플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 순천만 국가정원

꽃과 나무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자연 속 산책은 에겐 여행의 핵심이다. 퍼프 소매 원피스나 리본 디테일이 살아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보여주기에 여러 번 방문해도 매번 새로운 추억이 쌓인다.

■ 남해 다랭이마을

층층이 이어진 계단식 논과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 자연광이 부드럽게 내려앉는 골든아워에 맞춰 방문하면 최고의 사진을 남길 수 있다.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 여유다.

■ 전주 한옥마을

전통 한옥의 우아함을 배경으로 걷는 순간, 여행자의 분위기 또한 한층 부드러워진다. 한복을 입고 촬영하는 여행객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향토 음식과 다양한 체험 공간도 있어 천천히 머물기 좋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사진=생성형 이미지
여행은 감정의 흐름이다

누군가에게 여행은 강렬한 모험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일상 속에서 잊고 지낸 마음을 회복하는 과정일 수 있다. 에겐남과 에겐녀에게 여행은 휴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시선을 자극보다 위로에 두고, 속도보다 여유를 택하는 여정. 하늘빛이 맑은 날에도, 잔잔한 바람이 부는 날에도 잘 어울리는 여행 방식이다.

“오늘은 천천히, 부드럽게.”

이 문장 하나면 충분하다. 누구나 하루쯤은 감성에 기대고 싶은 시간이 있다. 에겐 감성으로 떠나는 여행이 바로 그런 순간을 채워줄 것이다. 파스텔빛처럼 은은하게 스며드는 여행의 기억을 따라, 지금 이곳에서부터 감성 충전을 시작해보자.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