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썩는 냄새 난다” 경찰까지 출동는데
범인은 뜻밖에도 ‘이 음식’이었다
‘방귀 식초’의 놀라운 정체

사진=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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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에 퍼진 냄새를 맡은 주민은 깜짝 놀랐다. “시체가 썩는 것 같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고, 경찰은 곧바로 아파트를 찾았다. 하지만 문을 열어보니 범죄 현장은 없었다. 대신 주방에서는 국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중국에서 실제 벌어진 이 해프닝의 원인은 놀랍게도 전통 식재료인 ‘식초’였다. 현지에서는 수천 년 동안 보양식에 사용해 온 귀한 음식이지만, 처음 맡는 사람에게는 시신 부패 냄새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강렬한 악취를 풍긴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 식초는 대체 어떤 음식이며, 왜 이렇게 냄새가 심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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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체를 요리하는 줄 알았다”…경찰 출동하게 만든 ‘방귀 식초’의 정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광둥성의 한 아파트에서는 “이웃집에서 시체 썩는 냄새가 난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이 확인한 결과, 집주인은 단지 국을 끓이고 있었을 뿐이었다. 문제는 국에 들어간 식초였다.

이 식초는 현지에서 ‘방귀 식초’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중국어 이름을 직역하면 ‘냄새 지독한 방귀 식초’라는 뜻이며, ‘장수 식초’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냄새가 워낙 강해 ‘액체 두리안’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광둥 지역에서는 2000년 넘게 전해 내려온 전통 식재료다. 특히 산모의 기력 회복을 위한 보양식인 생강·돼지족발·달걀 요리에 빠지지 않는 재료로 사용된다.

현지에서는 출산 예정일보다 몇 달 먼저 식초를 발효시키기 시작해 아이가 태어날 무렵 가장 맛있는 상태가 되도록 준비하는 전통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광둥성 여러 지역에서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역사와 전통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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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이렇게 냄새가 심할까?…발효가 만든 강렬한 향

이 식초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발효 과정이다. 쌀을 오랫동안 볶은 뒤 항아리에 담아 천연 샘물과 함께 수개월 동안 숙성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발효 성분과 휘발성 향이 만들어진다. 발효가 충분히 진행될수록 특유의 강한 냄새도 함께 짙어진다.

처음 맡는 사람은 부패 냄새와 비슷하다고 느낄 정도지만, 현지 사람들은 오히려 깊은 감칠맛과 풍미를 높여주는 향으로 받아들인다. 두리안을 처음 먹는 사람은 냄새 때문에 놀라지만 익숙해지면 맛에 빠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 식초에는 재미있는 유래도 전해진다. 가난한 한 남성이 병든 어머니를 위해 구걸한 밥을 항아리에 보관했는데, 빗물이 들어가면서 우연히 발효가 시작됐다는 이야기다. 먹을 것이 없어 이 발효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어머니께 드렸더니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문이 퍼졌고, 이후 지역 전통 식초로 자리 잡았다는 설화가 내려온다.

중국의 고전 의학서인 ‘본초강목’에도 식욕을 돋우고 소화를 돕는 식품으로 소개될 만큼 오랜 세월 식재료로 활용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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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리안·홍어·취두부까지…세상에는 냄새 강한 음식이 많다

사실 강한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은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과일의 왕이라 불리는 두리안이다. 맛은 달콤하지만 양파와 가스, 치즈가 섞인 듯한 냄새 때문에 호텔이나 대중교통에서 반입을 금지하는 곳도 있다.

우리나라의 홍어도 빼놓을 수 없다. 발효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암모니아 향 때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은 먹기 어려워하지만, 마니아층은 독특한 풍미를 높이 평가한다.

대만과 중국에서 즐겨 먹는 취두부 역시 발효 과정에서 강한 냄새가 발생한다. 시장 골목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냄새를 맡을 수 있을 정도로 향이 강하지만, 바삭하게 튀겨 먹는 별미로 유명하다.

이처럼 발효 식품은 냄새는 강하지만 오랜 시간 지역의 식문화와 전통을 이어온 경우가 적지 않다. 익숙한 사람에게는 별미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충격적인 향으로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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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에는 특히 냄새 더 심해질 수도…환기와 보관이 중요

여름철에는 이런 냄새가 더욱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기온이 높아지면 휘발성 냄새 성분이 공기 중으로 더 빠르게 퍼지기 때문이다. 밀폐된 아파트나 공동주택에서는 복도와 환풍구를 통해 냄새가 주변 집까지 번지면서 이번 중국 사례처럼 오해를 부를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발효 식품이나 향이 강한 식재료를 조리할 때는 환기를 충분히 하고, 밀폐 용기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조리 후에는 냄비와 조리도구를 바로 세척하면 냄새가 오래 남는 것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강한 냄새가 난다고 해서 모두 음식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도, 반대로 단순한 음식 냄새라고 가볍게 넘겨서도 안 된다. 평소와 다른 악취가 오래 지속되거나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