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T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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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유심 무상 교체를 시작한 가운데 소비자 불편이 우려되고 있다.

SK텔레콤이 오늘(28일)부터 전국 T월드 매장과 주요 공항 로밍센터를 통해 유심(USIM) 무료 교체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로 가입자 유심 정보가 유출된 데 따른 조치다. 이번 무상 교체는 SK텔레콤 가입자 2300만 명과 SKT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가입자 187만 명 등 총 2500만 명을 대상으로 한다.

SK텔레콤은 소비사 편의를 위해 ‘유심 무료 교체 예약 시스템’도 마련했다. 이용자는 웹페이지, 포털 검색, T월드 홈페이지 배너를 통해 접속한 뒤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 희망 매장을 선택해 예약할 수 있다. 예약이 완료되면 매장 번호로 확인 문자가 발송되고, 이후 방문일과 매장 정보가 별도로 안내된다. 현장에서는 신분증과 예약 확인 문자를 대조해 실물 유심을 교체해준다. 본인 명의로 등록된 스마트폰, 태블릿, 워치 등 복수 회선도 일괄 신청할 수 있다.
사진=SKT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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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예약 시스템 오픈 직후부터 문제가 불거졌다. 오전 10시 예약 시작과 동시에 신청자가 몰리면서 서버 접속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T월드 앱에는 ‘현재 앱 사용자가 많습니다’라는 공지와 함께 모바일 웹 접속을 유도했지만, 대기 인원이 5만 명을 넘어섰다. 일부 이용자는 예약조차 시도할 수 없는 상황에 불만을 표출했다.

더 큰 문제는 유심 재고 부족이다. SK텔레콤은 현재 100만 개의 유심을 확보했으며, 5월 말까지 500만 개 추가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교체 대상자가 2500만 명에 달하는 만큼 초기 재고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크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유심 부족으로 고객들이 발걸음을 돌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한, SK텔레콤은 유심 무료 교체 외에도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불법 유심 복제 시 타 기기에서 통신 접속을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현재 가입률은 전체 가입자의 24%에 불과하다. SK텔레콤은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유심 해킹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100% 보상하겠다고 밝혔지만, 가입하지 않은 고객에 대해서는 피해 보상 여부가 불투명해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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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우려는 확산 중이다. SK텔레콤 해킹 피해자들은 ‘SKT 유심 해킹 공동대응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국회 국민동의청원, 집단 소송 준비에 나섰다. 이들은 “명확한 피해 범위와 규모가 밝혀지지 않았다”며 “SK텔레콤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SK텔레콤 조치의 적정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고,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들에 휴대폰 본인인증만으로는 추가 인증수단 도입을 권고하는 등 후속 대응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사이버 침해 사고로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