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규모 연구에서 대장암 위험 10% 높인 식품군 지목

초가공식품이라고 다 같은 위험은 아냐…핵심은 따로 있었다

사진 : 맛살 넣은 김밥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맛살 넣은 김밥
김밥, 볶음밥, 샐러드. 저렴하고 간편하다는 이유로 냉장고에 흔히 들어있는 식재료가 있다. 바로 맛살이다. 생선살로 만들었다는 인식 때문에 일반 가공육보다 건강할 것이란 기대를 받지만, 최근 그 인식을 뒤흔드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 맛살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맛살


육류나 생선을 갈아 만든 일부 재가공 식품이 대장암 발생률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맛살 섭취가 곧바로 대장암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어떤 종류의 가공식품을, 얼마나 자주 먹고 있는지 식습관을 점검해 볼 계기가 마련됐다.

초가공식품, 종류 따라 위험도 달랐다

이번 논란의 시작은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연구였다. 연구진은 50~71세 성인 46만1682명의 식생활 자료를 18.8년(중앙값)간 추적 분석했다. 이 연구에서 초가공식품의 전체 섭취량과 대장암 발생률 사이에는 뚜렷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문제는 세부 유형으로 들어갔을 때 나타났다. 육류나 생선살을 갈아 여러 재료와 섞어 만든 재가공 식품군이 지목됐다. 이 식품군을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대장암 발생 위험이 10% 높았다. 맛살은 제조 방식에 따라 이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다른 결과다. 빵, 아침 식사용 시리얼, 우유 음료 등 다른 초가공식품군에서는 섭취량이 많을수록 오히려 대장암 발생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초가공식품이라는 큰 틀보다, 그 안에 어떤 종류의 식품이 포함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스팸보다 49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일각에서 제기된 ‘맛살이 스팸보다 49배 위험하다’는 주장은 이번 연구 결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맛살과 스팸의 위험도를 직접 비교하지 않았다. 해당 주장은 연구 내용을 과장 해석한 것에 가깝다.

스팸과 같은 햄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인 ‘가공육’에 속한다. 반면 맛살은 명태 등 생선살로 만든 ‘연육’ 기반의 가공식품으로, 제품마다 성분과 가공 과정이 천차만별이다. 두 식품을 동일선상에 놓고 위험성을 수치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특정 식품 하나를 지목하는 것이 아니다. 가공 방식과 원재료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데 의의가 있다.

맛살 먹기 전, 확인해야 할 두 가지

사진 : 맛살 원재료명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맛살 원재료명
그렇다면 맛살을 고를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우선 제품 뒷면의 원재료명과 영양성분표를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같은 맛살이라도 생선살(연육) 함량, 나트륨, 탄수화물 수치가 제각각이다. 연육 함량이 높고 나트륨이 적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사진 : 맛살 볶음밥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맛살 볶음밥


평소 김밥이나 샐러드에 맛살을 자주 넣는다면 식재료에 변화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달걀, 두부, 닭가슴살, 신선한 생선 등 다양한 단백질 식품을 번갈아 활용하는 식이다. 이는 식단의 다양성을 높이고 특정 가공식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적인 전략이다.
사진 : 맛살 유부초밥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맛살 유부초밥
결국 맛살 하나를 ‘대장암 유발 음식’으로 낙인찍기보다, 가공식품에 의존하지 않는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는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