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쪄먹어도 소용없던 이유, ‘옥살산’ 성분 때문이었다

대장암 직접 유발 오해와 진실, 아몬드와 고구마도 예외 아니다

사진 : 시금치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시금치
건강식의 대명사로 꼽히는 시금치가 일부 사람에게는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해 식단에 자주 오르는 채소지만, 특정 장 질환을 앓고 있다면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신호다.

핵심은 시금치에 함유된 ‘옥살산’ 성분이다. 이 성분을 처리하는 과정이 건강한 사람과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서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단순히 많이 먹는 것의 문제를 넘어, 체내 반응의 차이가 있음을 시사한다.

건강식 시금치가 일부에겐 부담되는 이유

사진 : 찐 시금치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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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살산은 시금치를 비롯한 여러 채소와 견과류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성분이다. 시금치는 대표적인 고(高)옥살산 식품으로, 삶거나 찐 시금치 반 컵에는 약 493mg이 들어있다. 물에 삶아 조리수를 버리면 일부 줄일 수는 있지만, 단순히 찌거나 익히는 것만으로는 옥살산 섭취를 피하기 어렵다.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의대 연구에 따르면 크론병이나 궤양성대장염 환자의 장 조직에서는 옥살산의 이동과 관련된 특정 단백질(SLC26A2, SLC26A3)이 건강한 사람보다 적게 나타났다. 장의 염증이 심할수록 이 단백질 양은 더 줄었다. 이는 장질환 환자의 몸이 옥살산을 처리하는 방식 자체가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몬드와 고구마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사진 : 고구마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고구마


옥살산은 시금치에만 들어있는 것이 아니다. 아몬드 약 4분의 1컵에는 107mg, 고구마 반 컵에는 약 158mg의 옥살산이 포함될 수 있다. 이들 역시 영양가가 높은 식품이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사진 : 아몬드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아몬드
만약 아몬드를 건강 간식으로 여겨 매일 여러 줌씩 먹거나, 시금치와 고구마, 견과류를 한 끼에 몰아서 섭취한다면 하루 옥살산 섭취량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다. 물론 특별한 건강 문제가 없는 일반인이 옥살산만을 이유로 이들 식품을 피할 필요는 없다. 식품의 종류와 양, 그리고 개인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작정 끊기보다 식단 기록이 먼저다

사진 : 시금치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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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이 있다고 해서 시금치, 아몬드, 고구마를 무조건 식단에서 제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나친 음식 제한은 오히려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개인의 증상과 질환의 활성도에 따라 음식 반응이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옥살산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은 뒤 복통이나 설사, 복부 팽만감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식단 일지를 작성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먹은 음식과 양, 증상 발생 시간을 기록해 특정 음식과 증상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섭취량을 조절하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시금치나 옥살산을 대장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염증성 장질환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대장암 위험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옥살산 하나가 아닌 만성적인 염증 상태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