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 70%가 겪는다는 ‘레이노증후군’, 숨은 자가면역질환의 첫 신호일 수도

단순 보온만으로 해결 안 되는 진짜 이유

찬 바람에 손이 시린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유독 손가락 끝만 골라 새하얗게 변하며 감각이 둔해진다면, 이는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일 수 있다. 단순한 혈액순환 문제나 수족냉증으로 여기고 넘길 일이 아니다.

이 증상 뒤에는 특정 질환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20~40대 여성에게서 자주 관찰되는 이 현상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상을 무시하고 방치했다가 더 큰 병을 놓칠 수 있는 상황이다.

70%는 원인 없지만 나머지는 다르다

사진 : 레이노증후군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레이노증후군
이 증상의 정체는 ‘레이노증후군’이다. 추위나 스트레스에 노출됐을 때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해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손끝이 하얗게 변했다가 파랗게, 이어서 혈액이 다시 돌며 붉게 변하는 단계적 색 변화가 특징이다.

레이노증후군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환자의 약 70%는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발생하는 ‘일차성’ 레이노증후군에 해당한다. 주로 젊은 여성에게서 나타나며 증상이 비교적 가볍다.

문제는 나머지 30%를 차지하는 ‘이차성’이다. 이는 전신성 경화증, 루푸스,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다. 이차성 레이노증후군은 기저 질환의 첫 신호일 수 있어 반드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숨은 질환 찾아내는 결정적 단서들

이차성 레이노증후군이 의심될 때 병원에서는 몇 가지 검사를 진행한다. 대표적인 것이 혈액 속 자가항체를 확인하는 ‘항핵항체 검사’다. 이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 자가면역질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사진 : 한냉부하 검사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한냉부하 검사


‘한냉부하 검사’도 진단에 활용된다. 4~6°C의 냉수에 2분간 손을 담근 뒤 회복 속도를 관찰하는 방식이다. 정상인보다 회복이 현저히 늦어진다면 레이노증후군을 강하게 의심할 수 있다. 이는 의료진의 판단하에 시행하는 검사로, 집에서 임의로 따라 해서는 안 된다.

만약 추위에 손가락 색이 변하는 경험이 있고, 관절 통증이나 피부 변화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주저 없이 류마티스내과를 찾는 것이 좋다. 조기에 원인 질환을 발견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담배부터 끊어야 증상이 잡힌다

사진 : 레이노증후군 관리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레이노증후군 관리
레이노증후군 관리의 기본은 보온이다. 추운 날씨에는 장갑과 두꺼운 양말을 착용해 손발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외부 활동 후 차가워진 손은 따뜻한 물에 담가 부드럽게 움직여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생활 습관 교정도 필수적이다. 특히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피부 체온을 떨어뜨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레이노증후군 진단을 받았다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사진 : 레이노증후군 치료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레이노증후군 치료
대부분은 생활 습관 개선과 보온으로 증상이 관리되지만, 통증이 심하거나 손끝에 궤양이 생기는 등 증상이 심하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혈관확장제 등을 사용해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발작을 예방할 수 있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