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을 줄여도 단맛 취향은 사라지지 않는 이유

‘단것 중독’이라는 오해를 뒤집은 최신 연구

사진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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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것을 끊으면 입맛이 바뀐다는 믿음, 사실일까

다이어트나 건강 관리를 위해 설탕을 완전히 끊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만 먹어도 다시 당길까 봐 무섭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식단 트렌드는 설탕을 중독성 물질처럼 취급하며, 완전히 끊어야 단맛 취향이 사라진다고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이 믿음에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최신 연구가 밝힌 ‘단맛 취향’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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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된 이른바 ‘스위트 투스 트라이얼’은 6개월간 진행된 무작위 대조 연구입니다. 연구진은 성인 180명을 단맛 노출이 적은 식단, 보통 식단, 단맛이 많은 식단 세 그룹으로 나눠 관찰했습니다.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설탕을 거의 먹지 않은 사람들도 단맛에 대한 선호가 줄지 않았고, 단 음식을 많이 먹은 사람들도 더 강한 단맛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체중, 체지방, 인슐린 민감도 같은 건강 지표 역시 단맛 노출 정도만으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또한 British Journal of Nutrition의 종합 분석 연구 역시 “단맛에 자주 노출된다고 해서 단것을 더 갈망하게 되지는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즉, 설탕을 먹는다고 단것 중독이 생긴다는 통념은 과학적 근거가 약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래도 설탕을 줄이면 편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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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설탕을 줄였을 때 단것 욕구가 줄어든 것처럼 느끼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첫째, 미각 민감도 변화입니다. 설탕 섭취가 줄면 같은 음식도 더 달게 느껴져, 소량으로도 만족감이 생깁니다.

둘째, 혈당 안정입니다.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부족한 상태에서 단것을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며 강한 갈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셋째, 심리적 효과입니다. “나는 설탕을 안 먹는다”는 규칙은 결정 피로를 줄여 일시적으로 욕구를 잠재우지만, 제한이 심해지면 오히려 폭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흔히 말하는 ‘디저트 배’ 현상도 있습니다. 식사 후에도 단것이 당기는 것은 의지 부족이 아니라, 에너지 밀도가 높은 탄수화물을 찾도록 설계된 자연스러운 생리 반응입니다.

단것과 현명하게 공존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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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단것을 완전히 제거하려 애쓰기보다, 식습관 전체를 조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단것을 ‘금지 식품’으로 만들지 말 것

-단 음식을 먹을 때 단백질이나 지방을 함께 섭취할 것

-하루 식사량이 부족하지 않은지 점검할 것

이렇게 접근하면 단것은 더 이상 통제 불가능한 유혹이 아니라, 선택 가능한 음식 중 하나가 됩니다.

단맛 취향은 의지나 제한으로 지울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최신 연구는 설탕을 무조건 끊는 대신, 이해하고 균형 잡힌 식사 안에 포함시키는 것이 오히려 단것 욕구를 안정시키는 길임을 보여줍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제거’가 아니라 ‘관리’입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