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8개월 만의 엑소 팬미팅, 시작도 전에 터진 ‘불참’ 논란
“중국 중요 행사 때문”... 팬들 분노 속 사과문 올렸지만 반응은 ‘싸늘’
엑소 레이.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엑소(EXO)가 1년 8개월 만에 개최한 팬미팅이 멤버 레이의 갑작스러운 불참 통보로 시작부터 파열음을 냈다. 팬들은 오랜 기다림 끝에 열린 만남의 자리가 무책임한 통보 하나로 얼룩졌다며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엑소는 지난 14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엑소 버스’(EXO’verse)라는 이름으로 팬미팅을 열었다. 군 복무 중인 멤버들을 제외하고 수호, 찬열, 디오, 카이, 세훈 그리고 중국인 멤버 레이까지 참여할 예정으로 알려져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행사 당일, 팬덤 커뮤니티에는 청천벽력 같은 공지가 올라왔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레이가 부득이하게 팬미팅에 불참하게 됐다”고 밝힌 것이다. 소속사는 “오랜 시간 기다려주신 팬 여러분께 갑작스럽게 참여 멤버 변경을 안내해 드리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지만, 팬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중국 국가 행사 참석 위해 팬들과의 약속 저버려
논란이 커지자 레이는 같은 날 자신의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를 통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국가화극원에서 열리는 중요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급히 베이징으로 이동했다”며 불참 사유를 설명했다. 국가화극원은 중국 문화관광부 직속 기관으로, 중국 내에서 상당한 권위를 가진다.
레이는 이어 “무사히 도착했으니 걱정하지 않길 바란다”며 팬들을 안심시키려 했지만, 팬심은 이미 돌아선 뒤였다. 그는 “멤버들, 소속사, 그리고 저의 불참으로 불편을 겪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팬들은 ‘사과’보다 ‘당일 통보’라는 소통 방식에 더 큰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첸백시 이어 레이까지 완전체는 언제쯤
이번 팬미팅은 레이의 불참 외에도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 갈등 끝에 독립 레이블을 설립한 첸, 백현, 시우민(첸백시) 역시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총 8명의 멤버 중 단 5명(수호, 찬열, 디오, 카이, 세훈)만이 무대에 오르는 ‘반쪽짜리’ 팬미팅이 되고 말았다.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중요한 행사인 건 알겠지만 팬들과의 약속은 중요하지 않은가”, “당일 취소는 팬들을 기만하는 행위”, “몇 달을 기다렸는데 허탈하다” 등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레이의 경우 중국 활동에 집중하면서 그동안 엑소 완전체 활동에 자주 불참했던 전력이 있어 팬들의 배신감은 더욱 큰 상황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에게 팬들과의 약속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해외 멤버의 경우 활동 제약이 따를 수 있지만, 소속사의 미흡한 사전 조율과 아티스트의 안일한 대처가 팬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 사례”라고 지적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