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통첩부터 왕따논란까지…뉴진스 ‘폭탄발언’, 법적분쟁까지 이어질까?

걸그룹 뉴진스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 기습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뉴진스 멤버들은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 해임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었으나, 라이브를 통해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을 상대로 ‘25일까지 민희진 복귀’를 전격 요구하며 본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갔다. 이를 두고 가요계에서는 뉴진스가 어도어와 전속계약 해지까지 염두한 행동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연예계에 따르면, 뉴진스 멤버 다섯명은 11일 예고 없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입장을 발표했다. 뉴진스 멤버들은 “지금까지 사태는 상식선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행위들이 많았다”며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다 하긴 어렵고 원하는 것은 민희진 전 대표가 대표로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로 돌려놓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뉴진스 멤버들은 “25일까지 민 대표를 포함해 어도어를 원래대로 돌려 놓으라”며 “이것이 하이브와 싸움을 하지않고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민지가 “이것이 하이브와 싸우지 않고 잘 지내는 방법”이라고 말한 대목은 많은 것을 암시하게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멤버들은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던 뉴진스의 폭탄발언은 향후 어떤 행동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최악의 경우 하이브가 뉴진스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법적싸움도 불사하겠다는 메세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멤버 해린은 “현재 경영진이 속한 조직에 같이 순응하거나 동조하거나 따라가고 싶지 않다”며 “그 방향이 절대 아니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을 제가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민 전 대표가 지난 5개월간 방시혁 의장을 비롯한 하이브와 치열한 다툼을 이어왔고, 결국 어도어 이사회에 의해 민 전 대표가 타의적인 해임을 한 만큼 멤버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하이브 걸그룹 ‘아일릿(ILLIT)’ 매니저와 벌어진 ‘인사논란’ 역시 뉴진스가 어도어와 하이브에서 어떤 입지인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벌인 법정 다툼에서 승리한 직후 뉴진스 멤버 하니가 11일 저녁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 소속 가수 매니저가 멤버들에게 (본인을) 무시하라”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어도어 신임 대표는 “증거가 없다”며 뉴진스를 보호하지 않았다고 멤버들은 설명한다.

결국 이 같은 부당함이 쌓여 뉴진스 멤버들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는 것이다.

그동안 연예계에서는 연예인이 소속사에 불만 혹은 요구사항을 전하고, 일정 기간 내에 시정이 되지 않으면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내는 게 일반적인 전속계약분쟁 절차였다.

이런 점에 비춰 뉴진스 멤버들이 25일 이후, 이런 절차에 나설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온다. 민 전 대표를 엄마처럼 따르던 뉴진스 멤버들이 민희진 없는 어도어와의 동행을 거부할 가능성도 높다.하이브가 현실적으로 뉴진스 멤버들의 요구조건을 들어줄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가운데, 멤버들이 25일 이후에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법적대응을 이어갈지도 주목되는 이유다. 이 경우 ‘어도어 사태’는 ‘뉴진스 전속계약 분쟁’으로 커지고, 한창 주가를 올리는 탑 걸그룹의 법적싸움으로도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현 기자 kd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