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배터리 넣고 현지서 생산하니 ‘반값’… 단순 가격 비교 힘든 배경 있다
사전계약보다 400만원 더 싸졌다… 국내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비교해보니
아이오닉 V 전측면 / 사진=베이징현대
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2000만원 초반대 전기 세단을 내놨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아반떼 내연기관 모델보다 저렴한 가격표가 붙자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역차별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가격표 뒤에는 단순한 내수-수출 차별과는 다른 복잡한 배경이 존재한다. 중국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 그리고 치열한 시장 경쟁이 맞물린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중국 전용 모델 ‘아이오닉 V’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책정한 구체적인 맥락을 들여다봤다.
사전계약보다 400만원 더 내린 가격
아이오닉 V 전면 / 사진=베이징현대
베이징현대가 출시한 아이오닉 V의 정식 가격은 5개 트림으로 구성된다. 권장소비자가는 10만9900위안에서 13만9900위안 사이다. 여기에 한정 혜택이 더해지면서 실제 구매가는 9만9900위안(약 200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는 지난 8월 사전판매 당시 공개했던 최저가 11만9900위안보다 2만위안(약 400만원) 더 낮아진 금액이다. 기존 트림의 가격을 그대로 내린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본형 트림을 추가하고 한정 할인을 적용해 진입 장벽 자체를 끌어내린 전략이다. 이로써 소비자가 아이오닉 V를 선택할 수 있는 예산의 하한선이 크게 내려갔다.
한국 아반떼와 비교하니 역차별 논란 나오는 이유
아이오닉 V의 원화 환산 가격은 국내 아반떼를 떠올리게 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8세대 아반떼 가솔린 모델의 시작 가격은 2398만원, 하이브리드는 3042만원부터다. 중국에서는 전기 세단의 한정 프로모션 가격이 국내 가솔린 세단의 시작가보다 낮게 형성된 셈이다.
만약 당신이 아반떼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이런 가격 차이가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두 차량의 가격을 직접 비교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판매 국가의 세금 정책, 파워트레인 종류, 기본 사양 구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오닉 V의 가격은 중국 현지 시장에 맞춰 책정된 결과값이다.
아이오닉 V 실내 전경 / 사진=베이징현대
가격 낮춘 핵심 배경, 중국산 부품과 현지 생산
아이오닉 V의 파격적인 가격 책정 배경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있다. 생산과 판매를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가 담당하는 것은 물론, 핵심 부품도 현지에서 조달한다. 대표적으로 배터리는 세계 1위 업체인 중국 CATL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했다.
소프트웨어 역시 마찬가지다. AI 서비스에는 바이두의 ‘어니봇’, 바이트댄스의 ‘더우바오’를 활용하고, 주행보조 시스템은 현지 기술기업 모멘타와 공동 개발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현지 부품 활용과 중국 내 생산이 원가 절감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국내보다 낮은 인건비 역시 가격 차이를 만드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결국 아이오닉 V의 2000만원대 가격표는 치열한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현대차의 전략적 선택이다. 생산부터 부품 조달, 판매 조건까지 국내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 만들어낸 결과로, 이 가격이 국내 시장에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려운 구조다.
아이오닉 V 후측면 / 사진=베이징현대
아이오닉 V 실내 1열 / 사진=베이징현대
아이오닉 V 측면 / 사진=현대차그룹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