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 화면 조작, 차선 이탈 위험 42% 증가… 미국 연구진의 충격적인 경고
“에어컨 켜다 식은땀”… 첨단 기능 가득한 신차, 5060 운전자에겐 ‘그림의 떡’ 된 이유

쏘렌토 실내 / 기아
쏘렌토 실내 / 기아




요즘 출시되는 신차의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센터페시아를 가득 채운 대형 터치스크린이다. 하지만 화려하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막상 운전을 시작하면 불편함을 호소하는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50대와 60대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비싸게 신차 뽑았는데 후회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직관적이던 물리 버튼이 사라지고 모든 기능이 화면 속으로 들어가면서 오히려 운전이 더 피곤하고 위험해졌다는 지적이다.

시선 빼앗는 화면, 위험은 42% 증가





구형 팰리세이드 센터페시아 / 현대자동차
구형 팰리세이드 센터페시아 / 현대자동차


단순한 불평이 아님은 과학적 실험으로도 증명됐다. 미국 워싱턴대와 토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 공동 연구진이 진행한 고정밀 시뮬레이터 실험 결과는 충격적이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가상 도심 환경에서 주행하게 하면서 12인치 터치스크린으로 내비게이션 설정 등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다. 그 결과, 터치스크린을 조작하는 동안 운전자가 차선을 벗어나는 빈도는 무려 42%나 급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화면을 훑는 시선은 오히려 짧아졌는데, 이는 운전과 조작을 동시에 하려는 인지적 부담이 커지면서 어느 쪽에도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에어컨 틀다 식은땀, 현실이 된 불편함



이러한 연구 결과는 실제 신차 오너들의 경험과 일치한다. “에어컨 바람 세기를 조절하려고 메뉴를 몇 단계나 거쳐야 하는지 모르겠다”, “오디오 볼륨을 줄이려다 화면을 다시 보느라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는 반응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노안이 시작되는 5060 운전자들에게는 도로와 화면을 번갈아 보며 초점을 맞추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다. 작은 아이콘을 정확히 누르기 위해 손끝에 집중하다 보면 순간적으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식은땀이 난다는 웃지 못할 경험담도 이어진다. 수천만 원을 들여 고급스러운 실내를 기대했지만, 정작 매일의 주행에서는 불편함만 커졌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모델 Y 실내 / 테슬라
모델 Y 실내 / 테슬라


돌아온 버튼의 가치, 안전과 편의의 균형점



물론 터치스크린이 주는 정보의 확장성과 깔끔한 디자인이라는 장점은 분명하다. 연구진 역시 터치스크린을 완전히 배제하자는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운전 중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핵심 기능만큼은 물리 버튼이나 다이얼 형태를 유지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오디오 볼륨 조절, 공조 장치 제어, 비상등, 성에 제거 등 안전과 직결되는 기능들은 운전자가 시선을 떼지 않고도 손의 감각만으로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기능을 화면에 집어넣는 것이 과연 최선인지, 자동차 업계가 다시 한번 운전자의 안전과 사용성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클래스 실내 / 벤츠
E클래스 실내 / 벤츠


그랜저 터치스크린 / 현대자동차
그랜저 터치스크린 / 현대자동차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