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본진서 운행 시작한 현대 넥쏘, 현지 보조금 등에 업고 시장 공략

단순 측정 방식의 차이를 넘어선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 SUV 넥쏘가 일본에서 영업용 택시로 운행을 시작했다. 도쿄와 아이치 지역 택시 사업자에 공급됐거나 공급을 앞둔 물량은 총 22대에 이른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주행거리다. 일본 현대차가 공식적으로 안내하는 넥쏘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1,014km로, 국내 인증 수치인 720km보다 294km나 길게 나타났다.

동일한 차량의 주행거리가 국가에 따라 크게 차이 나는 현상 뒤에는 단순한 측정 기준의 다름을 넘어, 일본의 수소차 시장 육성 전략이라는 더 큰 그림이 숨어있다.



주행거리 1014km의 진짜 의미는 따로 있었다



일본에서 발표된 1,014km라는 수치는 국제표준시험방식(WLTC) 모드로 자체 측정한 참고값이다. 이는 실제 도로 환경보다는 통제된 조건에서 연료소비율과 수소 탑재량을 곱해 산출한 이론적 수치에 가깝다.

국내 인증 주행거리 720km와는 시험의 기준과 산출 조건 자체가 다르다. 따라서 일본형 모델이 실제 도로에서 300km 가까이 더 멀리 달린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다만 하루 운행거리가 긴 택시 영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높은 참고 주행거리는 충전 계획을 유연하게 세울 수 있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토요타 본진에서 보조금 업고 경쟁한다



넥쏘의 일본 시장 진출 배경에는 강력한 현지 지원책이 자리 잡고 있다. 아이치현의 경우, 수소 택시를 도입하면 차량 한 대당 최대 350만 엔(약 3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구매 보조금뿐만 아니라 운행 중 발생하는 비용 지원도 이어진다. 도쿄에서는 수소와 LP가스 연료비 차액을 연간 최대 130만 엔(약 1100만 원)까지 지원해 사업자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물론 이 혜택은 넥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지에서는 토요타 크라운 FCEV 택시도 같은 조건으로 운행 중이어서, 넥쏘는 토요타의 본진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넥쏘는 연료전지 시스템 순출력을 기존보다 약 11% 높인 94kW로 개선하고, 내구성 설계를 강화해 장시간 대기가 잦은 영업용 차량 운행 조건에 대비했다.
510L의 기본 트렁크 공간과 정전 시 비상 전원으로 활용 가능한 V2H(Vehicle to Home) 기능 또한 일본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사양이다.



이번 넥쏘의 일본 택시 도입은 차량 자체의 상품성과 더불어, 충전 인프라와 파격적인 비용 지원이 수소차 시장 확대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