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동해바다 위에 뜬 쌍무지개, 중년의 고단함을 씻다
동해바다는 늘 마음 속 고향이다.
분주한 일상으로 쌓여가는 고됨이 몸과 마음을 눌러도, 동해바다 생각을 하면 가벼워진다.
묘하게도 나에게 동해바다는 푸르고, 짙고, 거칠다.
낚시대를 들고 동해로 향했다. 푸르고 짙고 웅장한 동해바다가 고팠고, 갓 잡아 올린 은빛 고기의 반짝임이 그리웠다. “묵호항 노포에서의 한끼“
대진항으로 향하기 전, 묵호항으로 발길을 옮겼다.
수십 년은 족히 된 듯한 노포집이 눈에 들어왔다. 낡은 간판과, 문을 열어 확인하기 전에는 영업 중인지 알 수 없는 허름한 식당. 노쇠한 어르신이 내어준, 정이 듬뿍 담긴 고봉밥과 함께 양념이 깊게 밴 가자미살은 부드럽게 뼈에서 떨어졌고, 막걸리 한 사발이 지친 속을 따뜻하게 덮었다. 어르신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다양한 반찬을 푸짐하게 내어주신다.
허기를 채우고, 대진항에서 시원한 캔맥주를 따던 순간 하늘 끝이 환하게 빛이난다.
그곳엔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동해바다의 모습을 드리우고 있었다. 쌍무지개다.
하나만으로도 벅찬 무지개가, 그 위에 또 하나의 곡선을 그리며 겹겹이 서 있다. 마치 누군가 바다와 하늘 사이에 비밀스러운 문을 두 겹으로 걸어놓은 듯. 무지개가 두 개 보이는 이유는 빗방울
2025.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