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50대 여성, 희귀 수면 장애 ‘섹솜니아’ 고백... “무의식적으로 성관계 요구”
잠결에 성관계를 시도하는 ‘섹솜니아’... 기억 못해 혼란스러워
영국 매체 더 선(The Sun) 등 외신들은 지난 12일(현지 시각) 로렌 스펜서(50)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스펜서는 잠든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성행위를 시도하거나 성관계를 요구하는 섹솜니아를 진단받았다.
스펜서의 남편 찰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렌이 잠든 상태에서 갑자기 다가와 껴안거나 성관계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털어놨다. 로렌 스펜서 본인도 “호텔에 묵을 때는 방문 손잡이에 넥타이를 걸어 잠금장치 역할을 대신한다”며 “자다가 문을 열고 나가 다른 사람의 방에 들어갈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로렌은 “나는 집순이 성격이기 때문에 집 밖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며 “딸들과 따로 살고 있어 가족에게 피해를 줄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스펜서는 이러한 에피소드가 발생한 이후 전혀 기억하지 못해 큰 혼란을 겪기도 한다고 밝혔다. “무의식 상태에서 이런 행동을 한 후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것이 당황스럽다”며 “아직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스트레스가 주요 요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섹솜니아란 무엇인가?
섹솜니아는 수면 중 성관계를 시도하거나 실제로 성행위를 하지만, 깨어난 후에는 자신의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수면 장애다. ‘섹스(Sex)’와 ‘잠을 의미하는 어근 솜니(Somni)’를 결합한 단어로, 일반적인 수면장애와는 차별화된 증상이다.
미국 미네소타대 의대 교수이자 정신과 의사인 카를로스 솅크 박사는 “섹솜니아는 주로 델타 수면 단계에서 발생한다”며 “이 단계는 가장 깊은 수면 상태로, 인지 기능은 잠들어 있지만 신체는 활성화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태에서 신체가 무의식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인과 치료법
섹솜니아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른 수면 장애, 스트레스, 알코올 섭취, 수면 부족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치료는 어렵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행동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행동 치료는 환자에게 수면 단계와 섹솜니아 상태의 차이를 교육해,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시카고 노스웨스턴대의 문트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섹솜니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면 불안과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이는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예방책으로 권장된다.
전문가들, 섹솜니아의 사회적 인식 개선 필요 강조
섹솜니아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수면 장애이기 때문에 환자와 주변인들의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인식 개선과 함께, 증상을 겪는 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