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자숙 마침표 찍나… 성매매 논란 딛고 아내 윤혜진 ‘특급 내조’ 힘입어 공식 석상 첫 발
시간을 거슬러 2016년. 당시 엄태웅은 KBS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딸 지온 양과 함께하는 다정다감한 아빠의 모습으로 ‘국민 남편’, ‘국민 아빠’ 이미지를 쌓아 올리던 중이었다. 또한 국민 디바 엄정화의 동생이자, 탄탄한 연기력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던 배우로서 주가를 높이고 있었다.
하지만 분당의 한 마사지 업소에서 시작된 성폭행 피소 사건은 그의 이미지를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경찰 조사 결과, 고소 여성 A씨가 업주 B씨와 짜고 합의금을 노린 무고로 밝혀져 성폭행 혐의는 벗었지만,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엄태웅 스스로 해당 업소에 방문해 A씨와 성매매를 한 사실을 인정한 것. 결국 그는 성매매 혐의로 벌금 100만 원 약식 기소 처분을 받았다. 대중의 충격과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특히 그의 가정적인 이미지를 믿고 응원했던 팬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배신감을 안겼다.
남편의 추락 이후, 발레리나 출신 아내 윤혜진의 삶도 송두리째 흔들렸다. 하지만 그녀는 주저앉지 않았다. 오히려 남편의 빈자리를 채우며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기로 결심했다. SNS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인플루언서’로 자리매김했고, 조승우, 배두나 등이 소속된 굿맨스토리에 둥지를 틀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무엇보다 윤혜진은 남편을 향한 ‘용서’와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0년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당시의 심경을 토로했다. “속은 속이 아니었지만, 남편, 딸과 함께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다”며 “내가 이제 가장이 됐구나,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남편이 다시 연기를 하면 좋겠지만,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서도 “옆에서 보기에 남편은 충분히 자숙한 것 같다. 와이프가 용서했으면 된 거니까, 남의 일에 함부로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특히 ‘돈 때문에 이혼 안 한다’는 악성 루머에 대해서는 “남편 돈 수십억 있는 거 아니다. 사건 터지고 변호사 선임하고 뭐 하고 돈 다 썼다”며 “친정, 시댁 도움 안 받고 버텼다. 그런 소리가 제일 억울했다”고 울분을 토하며 정면으로 맞섰다.
그동안 엄태웅은 아내 윤혜진의 유튜브 채널 ‘윤혜진의 What see TV’를 통해 간간이 근황을 전하는 것이 소통의 전부였다. 그런 그가 9년 만에, 그것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영화 시사회 포토월에 섰다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행보다. 아내의 굳건한 지지와 ‘용서’라는 든든한 방패막이 속에서, 조심스럽게 연예계 복귀를 타진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비록 해외 영화제 수상(2017년 ‘포크레인’) 이력은 있지만, 국내 활동은 전무했던 그가 ‘야당’ 시사회 참석을 기점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9년의 자숙과 반성, 그리고 아내 윤혜진의 흔들림 없는 내조가 과연 대중의 싸늘한 시선을 녹이고 그의 복귀 길을 활짝 열어줄 수 있을까? 스포트라이트는 다시 엄태웅에게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