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흥행 ‘폭망’ 수준… 손익분기점 4400억인데 절반도 못 건져, 워너 ‘울상’
이유는 명백하다. 바로 ‘흥행 대참패’다. 지난달 7일 야심 차게 전 세계 극장 문을 두드렸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키 17’이 전 세계에서 긁어모은 돈은 고작 1억 2290만 달러(약 1795억 원). 북미에서도 4520만 달러(약 660억 원)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는 데 그쳤다.
문제는 이 영화에 투입된 막대한 제작비다. 순수 제작비만 1억 1800만 달러(약 1723억 원)가 들었고, 배급사 워너브러더스가 쏟아부은 마케팅 비용 8000만 달러(약 1168억 원)까지 합치면 본전을 찾기 위해 벌어들여야 하는 돈(손익분기점)이 무려 3억 달러(약 4383억 원)를 훌쩍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까지 번 돈으로는 어림도 없는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막대한 손실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외신들은 당초 ‘미키 17’의 극장 수입이 1억 4300만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며, 약 8000만 달러(약 1170억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 수입은 이 예상치마저 밑돌면서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워너브러더스 입장에선 그야말로 재앙 수준의 결과다.
아이러니하게도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의 홈그라운드인 한국에서는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누적 관객 수 299만 8372명을 기록하며 300만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전 세계적인 흥행 실패 속에서 그나마 한국 관객들이 봉 감독에게 보내는 씁쓸한 위안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마저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참혹한 실패를 가리기엔 역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