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업은 中 립모터, ‘미친 가성비’ B01 세단 공개… 디자인·기술 다 잡고 시장 흔들까?
립모터 B01 전기 세단이 1천만원대 가격표를 달고 나왔다! 이게 실화인가? 세계 4위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립모터(Leapmotor)가 중형급 전기 세단 B01을 공식 공개하며 가성비 끝판왕 등극을 예고했다. 세련된 디자인에 쓸만한 기술, 그리고 무엇보다 충격적인 가격까지 갖춘 B01이 국내외 전기차 시장에 어떤 파란을 몰고 올지 벌써부터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정신이 번쩍 드는 가격표다. 립모터 B01의 중국 현지 시작 가격은 10만 위안,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1,950만 원부터 시작한다. 최고 사양 모델도 15만 위안(약 2,900만 원) 수준으로 예상되니, 이건 뭐 국산 경차 풀옵션 가격에 중형 전기 세단을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동급 내연기관 중형 세단은 물론, 한 체급 아래인 준중형 세단 풀옵션 모델보다도 저렴하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그랜저급’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도 단순 크기 비교를 넘어선 의미를 내포한다. 물론 실제 성능이나 고급 사양까지 현대차 그랜저와 직접 비교하기엔 무리가 따르겠지만, 차량의 크기나 시장 포지셔닝 측면에서는 분명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파격적인 가격 정책은 단순히 동급 전기차 경쟁 모델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2천만 원대 초중반에 포진한 국산 소형, 준중형 내연기관차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 입장에선 “같은 값이면 더 크고 유지비 저렴한 전기차”를 선택할 유인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는 전기차 시장뿐 아니라 기존 내연기관차 시장의 판도까지 뒤흔들 수 있는 공격적인 전략으로 풀이된다.
‘싼 게 비지떡’은 옛말? 디자인·기술도 ‘제대로’
가격만 싸다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는 않는다. 립모터 B01은 디자인에서도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최근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인 미니멀리즘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전체적으로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준다. 전면부에는 좌우로 길게 뻗은 **연속형 주간주행등(DRL)**과 분리형 헤드램프를 적용해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강조했고, 후면부 역시 깔끔한 일체형 테일램프로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단순히 가격만 내세운 ‘가성비 차’의 투박한 이미지를 벗고, 디자인적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상품성을 갖추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국내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삼원계(NCM/NCA)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다소 낮아 주행거리가 짧을 수 있지만, 안정성이 뛰어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전기차 가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 원가를 절감하면서도, 일상적인 도심 주행에는 부족함 없는 성능과 안전성을 확보하려는 영리한 선택이다. 이는 최근 LFP 배터리가 저가형 모델뿐 아니라 중형급 이상 차량에도 점차 확대 적용되는 글로벌 트렌드와도 맥을 같이 한다. 립모터와 스텔란티스의 협력은 이러한 LFP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도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B01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LFP 배터리가 중형 전기차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는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으며, 이는 배터리 소재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작부터 ‘대박’ 예감… B10 성공 신화 재현할까?
립모터가 이런 파격적인 가격과 상품성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먼저 출시했던 전기 SUV 모델 ‘B10’은 공식 출시 1시간 만에 1만 대가 넘는 사전 주문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일단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기대 이상의 상품성으로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이 중국 시장에서 제대로 통했다는 방증이다.
또한, B10 SUV 출시에 이어 불과 1년여 만에 B01 세단 모델을 연이어 선보이는 것은 립모터의 발 빠른 신차 개발 역량을 보여준다. 두 모델 모두 LEAP 3.5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플랫폼 공유를 통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 효율성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모듈식 플랫폼 전략과 신속한 개발 프로세스는 급변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경쟁 우위가 될 수 있다. 스텔란티스와의 협력은 이러한 개발 효율성 증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중국 넘어 세계로… 현대·기아, ‘가성비 폭탄’에 초비상?
립모터의 야심은 중국 내수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B01을 필두로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든든한 파트너인 스텔란티스의 광범위한 글로벌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유럽, 동남아시아, 남미 등 다양한 지역에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잠재력이 충분하다.
만약 B01이 진출하는 해외 시장에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 혜택까지 받게 된다면, 가격 경쟁력은 그야말로 ‘넘사벽’ 수준이 될 수 있다. 각국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정책이 B01의 흥행에 날개를 달아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와 관련 기사 댓글 등에서는 립모터 B01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성능 대비 가격이 말도 안 되게 저렴하다”, “국산 전기차 가격 반성해야 한다”, “이 가격이면 무조건 산다” 등 파격적인 가격에 대한 놀라움과 기대감을 나타내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물론 아직 B01의 국내 정식 출시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이러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합리적인 가격의 쓸만한 전기차’에 대한 높은 수요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만약 립모터 B01이 실제로 국내 시장에 상륙하게 된다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상당한 시장 변화를 가져올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립모터 B01의 등장은 단순한 신차 발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미친 가성비’라는 강력한 무기를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가격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의 지원, LFP 배터리 채택을 통한 원가 절감, 핵심 기술의 영리한 조합은 B01의 파괴적인 가격 경쟁력을 가능하게 만든 핵심 요인이다.
과연 립모터는 B10 SUV의 성공 신화를 B01 세단으로 이어갈 수 있을까? 현대·기아를 비롯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이 강력한 ‘가성비 폭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그리고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질문, 과연 이 차가 합리적인 가격표를 달고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을까? 립모터 B01이 촉발한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과 지각 변동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