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같은 기내 엔터테인먼트는 이제 그만, 떠나기 전 다운로드는 필수

초호화 크루즈 스릴러부터 베트남 힐링 로맨스까지…

길게는 열 시간이 훌쩍 넘는 비행시간, 좁은 좌석보다 더 답답한 건 볼만한 콘텐츠가 없는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설레는 여행의 시작과 끝을 책임질 ‘나만의 영화관’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는 상공 3만 피트에서도 데이터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 오프라인 저장 기능과 함께, 여행의 피로를 잊게 할 영화 5편을 소개한다.
비행기 안에서 10시간 즐기는 넷플릭스 꿀팁
비행기 안에서 10시간 즐기는 넷플릭스 꿀팁


‘다운로드’ 버튼 하나면 준비 끝… 비행 전 체크리스트

비행기에서 넷플릭스를 즐기기 위한 준비는 간단하다. 집을 나서기 전 와이파이가 연결된 상태에서 넷플릭스 앱을 열고, 시청하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 포스터 옆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다운로드는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기기와 아마존 파이어 태블릿, 일부 크롬북 모델과 윈도우 10·11 앱에서만 지원된다. 아쉽게도 맥북(macOS)이나 일반 웹브라우저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몇 가지 유의사항도 있다. 저장한 콘텐츠는 작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7일에서 30일 이내에 시청해야 하고, 한번 재생을 시작하면 48시간 내에 봐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앱 내 ‘저장한 콘텐츠 목록’ 탭에서 남은 시청 가능 기간을 확인할 수 있다.

요금제에 따라 동시에 저장할 수 있는 기기 수(프리미엄 요금제 기준 최대 6대)가 정해져 있으니, 여행 전 본인의 요금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초호화 크루즈의 미스터리… ‘크레이지 크루즈(인 러브 앤 딥워터)’

영화 크레이지 크루즈(인 러브 앤 딥워터) / 넷플릭스
영화 크레이지 크루즈(인 러브 앤 딥워터) / 넷플릭스


화려한 크루즈 여행의 낭만과 심장 쫄깃한 미스터리가 만났다. 영화 ‘크레이지 크루즈(2023)’는 에게해로 향하는 초호화 크루즈 MSC 벨리시마 호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 사건을 다룬다.

성실한 집사 스구루가 비밀을 간직한 승객 치즈루와 얽히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아름다운 지중해 풍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공조 수사는 125분의 비행시간을 순식간에 지워버릴 것이다.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는다”… ‘우먼 인 캐빈 10’

영화 우먼 인 캐빈 10 / 넷플릭스
영화 우먼 인 캐빈 10 / 넷플릭스
지난 10일 공개된 따끈따끈한 신작 스릴러. 탐사 기자 ‘로 블랙록’은 초호화 요트의 자선 크루즈를 취재하던 중 옆 객실에서 무언가 바다로 떨어지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다.

하지만 다음 날, 모든 승객과 승무원은 “아무 일도 없었다”며 그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간다. 폐쇄된 공간인 배 안에서 홀로 진실을 파헤쳐야 하는 주인공의 심리적 압박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약 95분의 러닝타임 내내 밀도 높은 긴장감을 유지하며, 창밖이 깜깜한 야간 비행에 특히 추천한다.

일도 사랑도 ‘새로고침’… ‘가이드 투 러브’

영화 (어 투어리스트)가이드 투 러브 / 넷플릭스
영화 (어 투어리스트)가이드 투 러브 / 넷플릭스
예상치 못한 여행이 주는 설렘을 스크린으로 먼저 만나보고 싶다면 이 영화가 제격이다. ‘가이드 투 러브(2023)’는 연인과 헤어진 직후, 일 때문에 베트남으로 떠난 여행사 직원 아만다의 이야기다.

현지인 가이드 신과 함께 관광객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을 여행하며 진짜 자신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이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베트남의 생동감 넘치는 풍경과 함께 일과 사랑을 ‘새로고침’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준다.

부부 ‘티키타카’로 범인 잡기… ‘머더 미스터리’

영화 머더 미스터리 / 넷플릭스
영화 머더 미스터리 / 넷플릭스
오랜 약속이었던 유럽 여행에 나선 뉴욕 경찰 닉과 그의 아내 오드리. 우연히 억만장자의 요트에 초대받지만, 선상 파티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지며 순식간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선 부부의 좌충우돌 추격전을 담은 코미디 영화 ‘머더 미스터리(2019)’는 유쾌한 에너지로 가득하다.

배우 애덤 샌들러와 제니퍼 애니스턴의 환상적인 호흡이 돋보이며, 97분의 러닝타임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찐친들의 우정 확인 여행… ‘와인 컨트리’

영화 와인 컨트리 / 넷플릭스
영화 와인 컨트리 / 넷플릭스
오랜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만큼 특별한 것이 또 있을까. ‘와인 컨트리(2019)’는 50번째 생일을 맞은 친구를 축하하기 위해 미국 나파 밸리로 떠난 40대 여성들의 이야기다.

완벽할 것 같았던 와이너리 투어는 각자 숨겨왔던 고민과 갈등이 터져 나오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술잔을 부딪치며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서로를 보듬는 이들의 모습은 ‘내 친구’를 떠올리게 하며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103분 동안 웃음과 감동을 오가며,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