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몰입 위해 본능까지 억제한 유지태의 남다른 연기 철학
전설의 요가 장면 속 숨겨진 비밀... “인간의 한계 넘어선 비결”
배우 유지태. 자료 : 유튜브 ‘짠한형 신동엽’
배우 유지태가 한국 영화계의 걸작으로 꼽히는 ‘올드보이’ 촬영 당시 겪었던 충격적인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캐릭터의 심리 상태를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인간의 기본적 욕구인 성욕까지 통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지태는 지난 5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에 게스트로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다. 이날 방송에는 그와 절친한 사이인 신동엽이 진행을 맡았으며 배우 이민정도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캐릭터를 위해 본능까지 차단하다
유지태는 이날 방송에서 ‘올드보이’ 촬영 당시 떠돌았던 소문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바로 이우진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촬영 기간 동안 성관계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에 대해 사실임을 인정하며 당시의 치열했던 고민을 전했다.
그가 연기한 이우진은 복수를 위해 평생을 바친 인물로, 누나와의 기억 속에 갇혀 성장이 멈춰버린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유지태는 “이우진은 자기 인생이 없는 캐릭터이자 성장이 멈춘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캐릭터 설정상 성적인 관계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대사를 외우고 감정을 잡는 것을 넘어, 실생활에서의 금욕을 통해 캐릭터의 피폐하고 집착적인 내면을 완성하려 했던 것이다. 이에 신동엽은 “그 역할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임하는 자세가 그때부터 남달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전설의 요가 장면 그 진실은
이날 방송에서는 영화 역사상 가장 기괴하고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전갈 자세’ 요가 신에 대한 비밀도 풀렸다. 극 중 이우진이 허리를 뒤로 완전히 꺾어 다리를 머리 위로 올리는 이 자세는 영화 개봉 당시에도 큰 논란과 화제를 낳았다.
함께 출연한 이민정은 “사람이 가능한 동작인지 계속 생각했다. 요가 선생님들도 안 되는 각도라고 하더라”며 궁금증을 드러냈다. 이에 유지태는 솔직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극적인 각도를 구현하기 위해 와이어를 살짝 이용했다”고 고백했다. 완벽해 보이는 장면 뒤에는 와이어 액션이라는 숨은 조력자가 있었던 셈이다.
20년이 지나도 회자되는 명작의 품격
2003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린 작품이다. 최민식의 광기 어린 연기와 유지태의 서늘한 악역 연기가 맞붙으며 수많은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특히 유지태가 연기한 이우진은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매력적이고 슬픈 악역으로 평가받는다.
유지태는 당시 20대의 젊은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중후한 목소리와 절제된 감정 연기로 최민식이라는 대배우와 대등한 긴장감을 형성했다. 이번에 밝혀진 금욕 생활 일화는 그가 얼마나 철저하게 자신을 지우고 캐릭터에 몰입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한편 유지태는 최근 배우 활동뿐만 아니라 건국대학교 영상영화과 전임교수로 임용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현장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확고한 연기 철학을 바탕으로 강단에 선 그는 ‘교수 배우’로서의 새로운 커리어를 쌓아가는 중이다. 또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비질란테’에서 압도적인 피지컬의 조헌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등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