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폐’ 논란부터 펭귄 학대 의혹, 간접 광고까지... 시작부터 삐걱댄 백종원의 야심작
더본코리아 법적 리스크까지... ‘백종원 이름값’이 오히려 독이 된 이유
MBC ‘남극의 셰프’ 포스터
‘요식업계의 대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이름값도 이번엔 통하지 않았다. 야심 찬 방송 복귀작으로 주목받았던 MBC ‘남극의 셰프’가 연이은 논란 끝에 1%대라는 초라한 시청률로 쓸쓸히 종영했다. 한때 ‘시청률 보증수표’로 불렸던 그의 명성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23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남극의 셰프’ 최종회는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1.6%를 기록했다. 지난달 1.8%로 출발해 한때 2%대까지 오르며 반등을 꾀했지만, 시청자들의 싸늘한 반응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마지막 방송은 첫 방송보다도 낮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민폐 논란부터 동물 학대 의혹까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MBC ‘남극의 셰프’ 방송화면
프로그램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가장 큰 비판을 받은 것은 제작진과 출연진의 준비 부족 문제였다. 남극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필수 식재료를 준비해 가지 않아, 현지 세종과학기지 대원들이 비축해 둔 식량을 소진했다는 ‘민폐 논란’이 불거졌다. 극한의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대원들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짐이 됐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여기에 예고편에서 펭귄의 꼬리를 잡고 들어 올리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동물 학대 논란까지 번졌다. 제작진은 “허가받은 연구원의 연구 활동이었으며 출연진은 펭귄과 전혀 접촉하지 않았다”고 급히 해명했지만, 프로그램의 이미지는 이미 큰 타격을 입은 후였다.
브랜드 PPL 의혹에 방심위 심의까지
간접 광고(PPL) 의혹도 발목을 잡았다. 방송에서 선보인 ‘닭튀김 정식’ 메뉴가 백 대표가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의 ‘치킨난반’과 매우 흡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남극까지 가서 자기 브랜드 메뉴를 홍보하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결국 한 시청자는 방송통신미디어심의위원회(방미심위)에 “백 대표의 부적절한 광고가 노출됐다”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고, 방미심위는 해당 사안에 대한 심의 규정 위반 여부 검토에 착수했다. 더본코리아 측은 “20개가 넘는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니 어떤 메뉴든 기존 브랜드와 겹칠 수 있다”며 “지나친 추측”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MBC ‘남극의 셰프’ 방송화면
백종원 개인 리스크가 결정타
무엇보다 최근 백 대표 본인을 둘러싼 여러 논란이 프로그램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키웠다. 일부 가맹점주들과의 불공정 계약 갈등, ‘빽햄’ 가격 논란, 원산지 허위 표기 의혹 등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특히 더본코리아가 외국산 원료로 된장을 생산한 혐의(농지법 위반)로 검찰에 송치됐다는 소식은 결정타였다. 한 방송 관계자는 “프로그램 자체의 문제도 있었지만, 백종원 대표 개인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 것이 시청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과거에는 ‘백종원’이라는 이름이 흥행 보증수표였지만, 이제는 오히려 양날의 검이 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