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교도소 출신 정보망 활용… ‘범죄꾼’ 3인조 검거 성공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가 6일 방송에서 한낮 경찰서 앞에서 단 10초 만에 은행 돈을 빼돌린 ‘연쇄 은행 현금 수송차 탈취 사건’을 조명했다. 이 사건을 해결한 장본인은 영화 범죄도시 속 마동석이 연기한 형사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강력계 베테랑, 장영권 형사였다.
장 형사는 인터뷰에서 “형사로만 30년 4개월을 근무하며 수많은 사건을 해결했다”며 “신창원 사건을 수사하면서 청송교도소 출신 3천여 명과 얽히게 됐다. 이후 방송에 큰 사건이 나가면 제보가 들어와 해결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보망 덕분에 그는 ‘청송맨’으로 불렸다.
그러던 중 1997년 옥천에서 발생한 현금수송차 탈취 사건과 관련된 중요한 제보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그는 청송 출신 정보원들을 활용해 직접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초반 수사는 난항을 겪었다. 범인을 잡았으나 도난당한 수표가 은행이 아닌 다른 곳에서 유출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건은 다시 미궁에 빠졌다. 하지만 장 형사는 한 장의 수표가 ‘테스트’용이었음을 직감했다. 경찰청장의 지시로 대규모 합동수사가 시작되었고, 장 형사를 포함한 베테랑 형사 39명이 수사에 투입됐다.
용의자 윤씨를 추적하던 중 그의 주변 인물인 최씨와 김씨가 수상하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세 사람 모두 청송교도소 출신으로, 수사망이 좁혀졌다. 특히 최씨의 알리바이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했다.
경찰은 윤씨가 범행을 설계하고, 최씨와 김씨가 실행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철저한 수사 끝에 이들을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체포 후에도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해 형사들은 자백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베테랑 형사들은 범인들의 심리를 흔드는 전략을 펼쳤고, 결국 구속영장 실질심사 당일 최씨가 경찰에게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연락을 해왔다.
최씨의 자백을 바탕으로 경찰은 울산 외곽의 한 주택 창고로 이동했다. 콘크리트 바닥을 깨자 9천만 원 상당의 수입증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또한 해녀를 동원해 바닷속을 수색한 끝에 나머지 수표도 찾아냈다.
결국 법원은 윤씨와 최씨에게 징역 5년, 김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경찰에 잡힐 가능성을 대비해 ‘무죄 판례’ 기사를 모아 공부하며 범죄를 지속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형사들은 이에 대해 “완전 범죄는 없다”라며, 아무리 치밀하게 계획해도 결국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강지완 기자 alryu@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