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비트코인(BTC) 가격이 1억3000만원대까지 떨어지며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Bybit)에서 대규모 해킹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4일(현지시간)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5.14% 하락한 1억310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연초 대비 10% 이상 하락한 수준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은 각각 1억3333만원, 1억3300만원대에 거래 중이다. 올해 들어 1억5000만원을 넘보던 비트코인 가격이 1억3000만원대까지 떨어진 것은 지난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더리움(ETH) 역시 12% 이상 급락하며 360만원대까지 내려앉았다. 리플(XRP)은 11.7% 하락한 3292원, 솔라나(SOL)는 16.4% 하락한 20만6050원에 거래되며 주요 알트코인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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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발생한 바이비트 해킹 사건은 이번 시장 조정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바이비트는 약 14억6000만 달러(약 2조1000억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해킹당했으며, 이에 따른 대규모 출금 사태(뱅크런)가 발생했다.

이번 해킹 사건은 가상자산 업계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로 평가된다. 특히 가상자산 업계는 이번 해킹의 배후로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Lazarus)’를 지목하며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가상자산 시장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대거 매도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바이비트 측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 “피해액을 자체 준비금으로 충당하겠다”라고 밝혔지만, 해킹 여파가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로 인해 최근 몇 달간 급등했던 비트코인과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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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는 “비트코인의 일주일 실현 변동성이 23.42%까지 하락해 역사적 최저 수준에 도달했다”라고 분석했다. 이는 시장이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단기적인 조정일 뿐이며, 반등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가상자산 투자사 스트래티지(MicroStrategy)의 마이클 세일러 CEO는 최근 “비트코인은 여전히 강세장에 있으며, 장기적인 상승 가능성은 유효하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스트래티지는 최근 2만356개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며 강한 신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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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시장에 영향을 미친 또 다른 요인으로는 미국의 무역 정책과 금리 정책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하 시기를 지연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이 같은 대내외적 악재가 겹치면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가상자산들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1억2000만원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변동성이 낮아진 지금이 새로운 상승 랠리의 전조일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