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출신 CEO 신 마이, 오락실 제국 ’젠다(GENDA)‘로 엔터테인먼트 업계 혁신 이끌다’

신 마이(Shin Mai) / 사진 = NHK 화면 캡처
일본의 번화가를 거닐다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다층 구조의 오락실이다. 인형 뽑기, 스티커 사진기 등 다양한 놀이 시설이 마련된 이 오락실 산업을 선도하는 인물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일본 게임센터 프랜차이즈 ‘GiGO’를 운영하는 GENDA(젠다)의 CEO 신 마이(Shin Mai)다. 글로벌 금융계에서 촉망받던 인재가 화려한 커리어를 뒤로하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그녀의 이야기가 주목받고 있다.

금융 엘리트에서 엔터테인먼트 리더로

1984년 오사카 출생인 신 마이는 일본 최고 명문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2007년 골드만삭스에 입사했다. 금융 파생상품 영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그녀는 최연소 매니징디렉터로 승진하며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금융 규제 강화로 인해 혁신적인 상품 개발이 어려워지면서 성장에 대한 갈증을 느꼈고, 결국 창업의 길을 택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거물과의 만남
신 마이(Shin Mai) / 사진 = NHK 화면 캡처
신 마이는 여러 스타트업 경영자와 투자자를 만나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영감을 얻던 중, 일본 쇼핑센터 이온몰의 자회사 ‘이온 판타지’ 대표였던 카타오카 나오를 만났다. 카타오카는 이온 판타지의 시가총액을 231억 엔에서 1310억 엔으로 끌어올린 업계의 거물이었다. 두 사람은 함께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만들자”는 목표 아래 손을 맞잡았다.

이후 GENDA는 일본 전역의 오락실에 게임기를 렌털해주는 사업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팬데믹 속 과감한 M&A 전략

GENDA의 성장 가속화에는 M&A(인수·합병)가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락실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2020년 12월, GENDA는 오락실 운영 기업 세가엔터테인먼트의 지분 85%를 인수해 오락실 매장 운영권을 확보했다.

당시 세가엔터테인먼트는 고정비 부담으로 경영 위기에 처해 있었지만, 신 마이는 수요 회복을 확신하며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그녀는 “팬데믹 기간에도 오락실 한정 경품 출시 소식에 마스크를 쓰고 줄을 서는 사람들을 보며 오락실에 대한 열기가 식지 않았음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없는 성장 철학

GENDA의 M&A 전략에서 주목할 점은 상대 기업의 고통을 수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 마이는 “M&A는 ‘함께 더 나아지기 위한 파트너십’이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구조조정이나 인력 감축은 단행하지 않았다. 이 같은 경영 방식은 냉정한 사업 세계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확장과 미래 비전

GENDA는 2018년 오락실 게임기 경품 기획·제작업체 SPSS를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19년에는 미국에 합작 회사를 설립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했다. 2022년에는 홋카이도에서 오락실과 영화관 등을 운영하는 ‘스가이디노스’를 인수하며 점포를 확대했다.

신 마이는 “인간을 돕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여가 시간이 증가할 것이며, 엔터테인먼트가 그 시간을 채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녀는 2040년까지 GENDA를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워킹맘 CEO의 일상과 도전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신 마이는 잡지 모델로도 활동하며 다방면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사람들의 즐거움을 다루는 기업은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니라 행복을 전하는 일”이라는 그녀의 경영 철학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신 마이 CEO는 금융계에서 시작된 경력을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혁신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오락실이라는 전통적인 공간에 현대적 가치를 더해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그녀의 도전은 업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M&A 과정에서 상대 기업과의 상생을 중시하는 그녀의 경영 철학은 사업 성공의 본질이 ‘사람들의 행복’에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