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한 그랑 콜레오스. 출시 전 ‘손가락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지만, 그 어떤 막장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9월 국내외 시장에서 총 8,625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5.3% 감소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랑 콜레오스는 무려 3,900대를 팔아치우며 르노코리아 내수 판매량의 77.8%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덕분에 르노코리아의 국내 판매는 작년 같은 달 대비 203.5%나 급증하며 5,010대를 기록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만 3,900대가 팔리며 하이브리드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르노코리아는 “하이브리드 모델 우선 출시, 철저한 국내 소비자 맞춤 전략이 주효했다”며 승리의 비결을 분석했다.
그랑 콜레오스는 출시 초반부터 공격적인 마케팅과 생산에 총력을 기울였다. 마치 ‘오징어 게임’처럼 순식간에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신차 효과를 톡톡히 봤다. 현대차와 기아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르노코리아의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가 이처럼 두각을 나타낸 것은 놀라운 일이다. 마치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린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꽃길만 펼쳐진 것은 아니다. 지난 9월 13일 노조의 전면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51.5% 감소한 3,615대에 그쳤다. 아르카나 수출량은 46.7%, QM6는 81.8%나 급감하며 해외 판매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럼에도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 생산에 집중하며 국내 시장에서 선전했다. 마치 ‘불굴의 투혼’을 보여주는 것 같다.
“‘손가락 논란’ 악몽 다시 떠오르나?”
출시 직후 홍보 영상에서 발생한 ‘남혐 논란’은 그랑 콜레오스의 발목을 잡았다. 일부 소비자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사전 계약 취소 사태까지 이어졌다. 프랑스 본사에까지 항의가 빗발치자 회사는 곧바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그랑 콜레오스의 초기 마케팅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랑 콜레오스의 흥행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고, 르노코리아가 이를 선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노조 파업 장기화는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랑 콜레오스가 이 난관을 헤치고 흥행 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