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회피가 아니라 ‘무감각 습관’일 수 있습니다: 디머 줄이는 실천법

사진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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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초에는 해야 할 일도, 챙겨야 할 관계도 많아져 “내가 왜 이렇게 흐트러지지?”라는 자책이 쉽게 올라옵니다. 그런데 어떤 때는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이 아니라, 마음이 불편함을 피하려고 무의식적으로 선택하는 ‘무감각(마비) 습관’이 작동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글에서는 이런 습관을 ‘디머(dimmer)’, 즉 감정을 잠깐 어둡게(희미하게) 만들어주는 장치로 설명합니다. 잠시 편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 몸과 마음의 신호를 흐리게 만들어 정작 필요한 회복과 선택을 미루게 할 수 있다는 것이죠.

‘디머’란 무엇인가

디머는 달래기·무디게 하기·주의 돌리기·회피를 위해(대개는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행동 패턴입니다. 술이나 폭식처럼 눈에 띄는 형태도 있지만, 더 흔한 건 “사회적으로 그럴듯해 보이는” 디머입니다.

예를 들어 과로, 과한 친절(거절 못함), 완벽주의, 멀티태스킹, 끝없는 스크롤, 하기 싫은데도 ‘네’라고 말하기 같은 것들이요. 겉으로는 성실하고 책임감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편한 감정(외로움, 죄책감, 실망시킬까 두려움, 지침)을 느끼지 않으려는 방어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왜 우리는 디머를 찾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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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은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견디는 법’을 배우기보다, 어릴 때부터 다른 것으로 덮는 방식에 익숙해집니다. 힘든 하루 뒤의 단 음식, 불안할 때의 쇼핑이나 영상, 멍해질 때의 SNS처럼 말이죠. 신경계는 스트레스가 커질수록 빠른 안도감을 주는 선택으로 기울고, 디머는 그 순간 즉각적인 완화를 제공합니다. 문제는 그 대가로 내가 진짜 원하는 것, 필요한 것, 한계를 알아차리기 어렵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내 디머를 알아차리는 5가지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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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지쳤을 때 손이 가는 것을 보세요: 휴대폰, 냉장고, 업무 메일, ‘추가로 맡는 일’ 등.

2.“5분만”이 30분이 되는 구간을 체크하세요: 침대 속 스크롤, 영상 연속 재생, 의미 없는 검색.

3.특정 사람·상황에서 내가 나를 잃는 느낌이 반복되면 신호입니다.

4.“이건 건드리지 마, 이건 필요해”라고 방어하는 습관일수록 디머일 수 있습니다.

5.몸이 먼저 압니다: 어깨 긴장, 얕은 호흡, 짜증, 도망가고 싶은 충동이 ‘전조’가 됩니다.

디머를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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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감각을 ‘관찰’로 바꾸기: 디머가 켜지기 직전 “지금 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지?”를 10초만 묻습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면 힘이 줄어듭니다.

-마이크로 멈춤: 한 번 깊게 숨 쉬기, 가슴에 손 얹기, 물 한 잔 마시기처럼 ‘짧은 끊김’을 넣어 자동반응을 끊습니다.

-대체 행동 1개만 준비: 스크롤 대신 5분 걷기, 스트레스 음료 대신 따뜻한 차, 즉답 대신 “생각해보고 답드릴게요” 같은 한 문장만 바꿔도 충분합니다.

-7일 실험: 디머 하나를 “영구 금지”가 아니라 “일주일만” 줄여보세요. 침대에서 폰 금지, 식사 중 멀티태스킹 중단, 불필요한 야근·과한 배려 한 가지 끊기 등. 의외로 시간, 에너지, 명확함이 빠르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디머는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불편함을 버티기 어려울 때 몸과 마음이 선택하는 ‘대응 전략’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디머 하나에 10초 멈춤을 붙여, 나에게서 사라지던 선택권을 다시 가져와 보세요.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