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차박 등 레저 열풍에 SUV를 넘어선 실용성으로 주목, 신차 효과까지 더해져 6년 만에 화려한 부활.

판매량 85% 폭증…SUV는 좁다는 아빠들, 결국 이 차로 몰렸다

한때 ‘짐차’ 혹은 일부 마니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픽업트럭이 화려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캠핑과 레저 활동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SUV로는 만족하지 못했던 아빠들의 시선이 픽업트럭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올해 출시된 신차들이 시장의 부흥을 이끌며, 2025년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픽업트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5.2%나 급증했다.

KGM 무쏘 EV 측면 (출처=KGM)
KGM 무쏘 EV 측면 (출처=KGM)

6년 만의 부활…신차가 이끈 ‘역주행’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2018년 정점을 찍은 후 6년간 기나긴 하락세를 겪었다. 하지만 올해 기아 타스만과 KGM 무쏘 EV라는 강력한 신차가 연달아 등판하며 분위기는 180도 반전됐다. 올해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만 8,030대로,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1만 6,662대)을 가뿐히 넘어섰다.

더 기아 타스만(사진=기아 제공)
더 기아 타스만(사진=기아 제공)
판매 성장의 일등 공신은 단연 신차다. 올해 4월 출시된 기아 타스만은 무려 6,152대가 팔리며 전체 시장의 34.1%를 차지했고, 국내 최초의 전기 픽업트럭인 KGM 무쏘 EV 역시 5,354대를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이 두 신차가 꺼져가던 시장의 불씨를 되살린 셈이다.

‘짐차’는 옛말, ‘만능 패밀리카’로 진화

픽업트럭이 다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활용성’의 재발견이다. 코로나19 이후 캠핑, 차박, 자전거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가정이 늘면서, 많은 장비를 실어야 하는 아빠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넉넉한 트렁크를 자랑하는 SUV조차 늘어나는 캠핑 장비 앞에서는 공간의 한계를 드러내기 일쑤였다.
KGM 무쏘 EV 측정면2 (출처=KGM)
KGM 무쏘 EV 측정면2 (출처=KGM)


이때 픽업트럭의 개방된 데크(적재함)는 완벽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젖거나 부피가 큰 장비도 부담 없이 실을 수 있고, 다양한 액세서리를 활용해 무한한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된 것이다. 특히 타스만과 무쏘 EV는 2열 시트 리클라이닝 기능을 지원하고 SUV 수준의 안락한 실내 공간을 확보하는 등, 과거 픽업트럭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승차감과 거주성을 대폭 개선해 ‘패밀리카’로서의 자격을 완벽히 갖췄다.
KGM 무쏘 EV 캠핑 레저모드 (출처=KGM)
KGM 무쏘 EV 캠핑 레저모드 (출처=KGM)

아빠들의 ‘로망’을 자극하다

최신 픽업트럭은 평일에는 편안한 출퇴근용 승용차로, 주말에는 온 가족의 레저 활동을 책임지는 만능 해결사로 활약한다. 실용성과 안락함, 그리고 오프로드를 넘나드는 주행 성능까지 갖추며 ‘하나의 차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싶은’ 아빠들의 로망을 정확히 저격한 것이다.
더블 데커 액세서리를 장착한 타스만 X-Pro 후면 (출처=기아)
더블 데커 액세서리를 장착한 타스만 X-Pro 후면 (출처=기아)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신 픽업트럭들은 성공적으로 일과 여가의 경계를 허물었다”며 “특히 30~40대 가장들에게 평일의 편리함과 주말의 모험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독보적인 가치를 제공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아와 KGM의 성공적인 신차 출시에 이어, 향후 현대차 역시 픽업트럭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아빠들의 ‘드림카’를 향한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