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소비 성향이 변화하고 있다. ‘인생은 한 번뿐’이라며 현재를 즐기는 ‘욜로(YOLO)’ 소비에서,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요노(YONO)’ 소비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고물가와 고금리에 지친 청년들이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농협은행 개인 고객 3200만 명의 금융 거래 이력과 체크·신용카드 결제 내역 45억 건, 하나로마트 소비 내역 22억 건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2030세대의 수입차 구매 건수는 전년 대비 11% 감소한 반면, 중고차 소비는 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다른 연령대에서는 수입차 소비가 3% 감소하고 중고차 소비는 정체를 보였다.
2030세대의 실용적 소비 성향은 음식 문화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올해 상반기 2030세대의 외식 소비 건수는 전년 대비 9% 감소했으며,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 소비는 21% 증가했다. 다른 연령대에서 외식 소비가 3%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고급 식당이나 ‘오마카세’ 같은 파인다이닝의 인기도 2030세대 사이에서는 줄어들고 있다. 상반기 2030세대의 뷔페 소비 건수는 전년 대비 4% 감소했고, 양식 외식은 8% 줄어들었다. 반면 다른 연령대에서는 각각 9%, 4% 증가했다. 이에 비해 2030세대의 간편식 소비는 21% 증가해, 다른 연령대의 11% 증가율보다 두 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수입차 구매에서도 요노형 소비가 확인된다. 올해 상반기 2030세대의 수입차 구매는 전년 대비 11% 줄어든 반면, 중고차 구매는 29% 증가했다. 반면 다른 연령대에서는 수입차 소비가 3% 감소하는 데 그쳤고, 중고차 소비는 변화가 없었다. 또한 2030세대의 택시 이용 건수도 21% 줄어, 다른 연령대의 3% 감소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2030세대 소비 패턴의 변화는 고물가와 고금리의 영향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주 나이가 39세 이하인 2030세대의 작년 평균 소득은 6590만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40대와 50대 가구주의 소득은 각각 6%, 3.2% 증가했다.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도 청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39세 이하 가구주의 작년 평균 대출 원리금 상환액은 1671만원으로 전년 대비 17.6% 증가했다. 20대 가구주의 원리금 상환액은 무려 47.1% 증가했다. 반면, 40대와 50대의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은 각각 7.5%, 0.7%로 비교적 낮았다.
정재호 농협은행 디지털전략사업부문 부행장은 “MZ세대의 소비 패러다임이 욜로에서 요노로 바뀌고 있는 만큼 금융권도 청년 대상 상품 전략을 ‘알뜰’한 방향으로 정비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