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8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총 1만 3,315대. 이 중 국산차는 9,197대, 수입차는 4,118대를 기록했다. 국산차는 현대차와 기아 모두 각각 21%, 38.4% 감소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국산차 브랜드들은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벤츠의 추락이 가장 눈에 띈다. 무려 50.4%라는 폭락세를 보이며 133대 판매에 그친 것. 특히 EQE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대나 급감하며 체면을 구겼다. 최근 발생한 벤츠 차량 화재 사고의 여파가 판매량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분석된다. BMW와 테슬라 역시 각각 406대, 2,208대로 판매량이 감소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모든 수입차가 울상을 지은 건 아니다. 폭스바겐 ID.4는 7월에 진행한 파격적인 프로모션 덕분에 8월에도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했다. 서울 기준 3,499만 원부터 시작하는 놀라운 가격 덕분에 많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었다. 이는 전기차 구매에 있어 ‘가격’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결과다.
EV3, 국산 전기차의 자존심을 지키다
국산차 중에서는 기아 EV3가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8월 판매량 4,002대로 7월 대비 무려 2,027대나 증가하며 국내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탑재하고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된 EV3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EV3와 ID.4의 선전은 다시 한번 가격 경쟁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기아는 EV4 출시를 앞두고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V3, EV4, EV6, EV9 등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기아의 공격적인 행보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8월 전기차 시장, 가격이 왕이다
8월 전기차 시장은 ‘가격 경쟁력’이 핵심 키워드였다. 벤츠를 비롯한 고가 수입차 브랜드들은 판매량 급감이라는 쓴맛을 봤고, 합리적인 가격의 EV3와 ID.4는 웃었다. 앞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과연 어떤 브랜드가 이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흥미진진한 전기차 시장의 미래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