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2009년 일본 시장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후 2022년 재진출했지만,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판매량은 585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중국 자동차 브랜드 BYD는 2026대를 판매하며 현대차를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내년 1분기, 캐스퍼 일렉트릭을 앞세워 일본 시장에 재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일본은 도로가 좁고 주차 공간이 부족해 소형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게다가 전기차 시장 성장도 더딘 편이다.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이 이러한 일본 시장 특성에 딱 맞는 모델이라고 판단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315km라는 넉넉한 주행거리를 자랑하며, 휠베이스를 늘려 실내 공간도 넓혔다. 국내 시장에서도 출시 첫 달 1439대가 팔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전기차 시장 선점 노린다
현대차는 올해 4분기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 50여 개국에 캐스퍼 일렉트릭을 수출할 계획이다. 유럽과 일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캐스퍼 판매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 시장은 토요타 등 자국 브랜드가 꽉 잡고 있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라고 말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활약에 힘입어 캐스퍼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올해 처음으로 5000대를 돌파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만 8784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판매 호조가 이어진다면 역대 최고 연간 판매 기록 경신도 가능하다.
현대차는 오는 10월 말 프리미엄 및 오프로드 스타일의 ‘AX EV 크로스’ 모델 양산을 시작하고, 내년 4월에는 일본 수출용 모델도 생산할 예정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이 일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현대차의 전기차 전략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