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없어서 못 판다’던 벤츠가 슬그머니 할인 판매를 재개했다. 불과 한 달 전, ‘수익성 개선’을 외치며 할인 중단을 선언했던 벤츠. 하지만 판매량 급감이라는 찬물 세례에 ‘배짱 영업’ 전략은 보기 좋게 실패로 끝났다.

‘억’ 소리 나던 벤츠, 이젠 100만 원 깎아준다?
이번 할인은 벤츠의 주력 모델인 E-클래스와 S-클래스에 집중됐다. E-클래스는 1.5%, S-클래스는 무려 4%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특히 가장 저렴한 E-클래스 모델인 E200 아방가르드의 경우, 110만 원 할인된 7,279만 원에 구매 가능하다. 여기에 딜러 할인까지 더해지면 실제 구매 가격은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판매량 급감에 ‘전기차 화재’ 악재까지…벤츠, 사면초가
벤츠의 갑작스러운 할인 재개는 7월 판매량 급감에 대한 위기감을 반영한다. 7월 벤츠 판매량은 전월 대비 34.4%, 전년 동월 대비 19.0% 감소한 4,369대에 그쳤다. 라이벌 BMW와의 격차는 2천 대 이상 벌어졌다. 인기 모델인 E-클래스마저 39.2% 감소하며 체면을 구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발생한 EQE 전기차 화재 사고는 벤츠의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혔다.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던 벤츠에게 전기차 화재는 뼈아픈 오점으로 남았다. 할인 재개는 추락한 이미지를 회복하고 판매량 반등을 위한 벤츠의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콧대 높던 벤츠, 결국 BMW에 무릎 꿇었나?”
한편, 경쟁사 BMW는 벤츠의 부진을 틈타 승승장구 중이다. 7월 수입차 시장 전체가 침체된 가운데, BMW는 오히려 3.4% 성장하며 브랜드 판매 1위 자리를 탈환했다. 5시리즈, 6시리즈, X5 등 주력 모델들이 고른 인기를 얻으며 벤츠를 압도했다.

이번 할인 재개를 두고 업계에서는 벤츠가 BMW의 선전에 자극받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할인 경쟁에 뛰어든 벤츠. 과연 벤츠는 다시 판매량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