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 이어 BMW까지 뚫었다... 독일 프리미엄 3사 ‘그랜드슬램’ 달성
“품질 검증만 수년”... 중국산 저가 공세 이겨내고 압도적 기술력으로 ‘승부’

삼성전자 반도체 차량 이미지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차량 이미지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심장부인 독일에서 또 한 번 거대한 이정표를 세웠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에 이어 BMW까지 고객사로 확보하며 이른바 ‘독일 프리미엄 3사’ 모두에 자사 반도체를 심는 데 성공한 것이다. 중국의 거센 저가 공세 속에서도 오직 ‘품질’과 ‘기술력’ 하나로 이뤄낸 쾌거라는 점에서 업계의 반응이 뜨겁다.

독일 명차의 자존심, 삼성 기술력에 문 열었다



업계 소식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최근 BMW의 차세대 전기 SUV 모델인 ‘뉴 iX3’에 탑재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IVI) 공급을 확정 지었다. 이번에 공급되는 칩은 ‘엑시노스 오토 V720’으로, 차량 내 오디오와 비디오,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BMW 신형 뉴ix3 측면 / 사진=BMW
BMW 신형 뉴ix3 측면 / 사진=BMW


이번 수주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아우디, 2021년 폭스바겐에 이어 2024년 BMW와의 협력까지 이끌어내며 독일 3대 완성차 업체의 진입장벽을 모두 허물었다. 특히 뉴 iX3는 BMW가 야심 차게 준비한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가 처음 적용되는 모델로, 2026년 하반기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상징성이 매우 크다.

“중국산관 차원이 다르다”... BMW가 감탄한 ‘이것’



BMW는 전통적으로 부품 선정 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이번 선정 과정에서도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거센 공세를 펼쳤으나, 최종 승자는 삼성전자였다. 삼성의 ‘엑시노스 오토 V720’은 기능 안전성(FUSA) 시험을 완벽하게 통과했을 뿐만 아니라, 고화질 멀티미디어 재생과 실시간 운행 정보 처리 속도에서 중국산 제품을 압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차량 반도체 3종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차량 반도체 3종 / 사진=삼성전자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원가 절감이 화두이긴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일수록 안전과 성능에 직결되는 반도체 품질에는 타협이 없다”며 “삼성이 보여준 기술적 안정성이 BMW의 높은 눈높이를 충족시킨 결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BMW 7시리즈 등 플래그십 모델에도 5나노 공정 기반의 최신 칩인 ‘엑시노스 오토 V920’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양사의 동맹은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다.

이재용의 ‘전장 올인’, 188조 시장 정조준



이번 성과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전장(자동차 전기부품) 사업’의 결실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글로벌 자동차 거물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세일즈 최전선에서 네트워크를 다져왔다. 지난 12월에는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ZF의 자율주행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등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장 선점을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BMW 신형 뉴ix3 / 사진=BMW
BMW 신형 뉴ix3 / 사진=BMW


시장조사기관 모도어 인텔리전스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25년 111조 원에서 2030년 188조 원 규모로 폭발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율주행과 전기차 보급 확대로 차량 한 대당 들어가는 반도체 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BMW 수주를 발판 삼아 테슬라, 벤츠 등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더욱 공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에 삼성 칩이 탑재될 BMW의 ‘노이어 클라쎄’ 플랫폼은 100% 전동화를 위해 설계된 BMW의 미래 비전 그 자체다.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을 개조한 것이 아니라, 전기차 전용으로 새롭게 설계되어 배터리 효율과 주행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이 이 혁신적인 플랫폼의 핵심 파트너로 낙점됐다는 것은 향후 전개될 전기차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강력한 신호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