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성공의 상징, 최신 슈퍼카 기술로 다시 태어나다
파가니 존다와 심장을 공유, 수동 변속기로 완성된 궁극의 레스토모드
SEC 12 와이드바디 - 출처 : 렌테크
1980년대와 90년대, 성공한 사업가의 상징과도 같았던 자동차가 있다. 일명 ‘각벤츠’로 불리며 선망의 대상이었던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쿠페, SEC(C126)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시대를 풍미했던 이 전설적인 쿠페가 21세기 기술과 만나 상상을 초월하는 모습으로 부활했다.
미국의 저명한 벤츠 튜너 렌테크(Renntech)가 클래식 SEC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SEC 12 와이드바디’를 공개하며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고 있다. 단 12대만 한정 주문 제작되는 이 특별한 프로젝트는 과거의 유산에 대한 완벽한 헌사다.
존재하지 않던 꿈의 조합 V12 엔진과 수동 변속기
SEC 12 와이드바디 - 출처 : 렌테크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단연 심장이다. 렌테크는 기존 SEC에 존재하지 않았던 12기통 엔진을 이식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탑재된 엔진은 단순한 V12가 아니다. 파가니 존다, 메르세데스-벤츠 CLK GTR 등 극소수 전설적인 슈퍼카에만 허락됐던 M120 기반의 7.5리터 자연흡기 V12 엔진이다.
렌테크의 손길을 거쳐 최고출력 660마력, 최대토크 약 88.3kg·m라는 무시무시한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더해, 렌테크는 맞춤형 수동 트랜스액슬을 조합해 순수한 기계적 감성과 운전의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자연흡기 V12 엔진의 우렁찬 사운드와 즉각적인 응답성을 오롯이 운전자가 제어하는 경험은 현대의 자동변속기 차량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날로그 감성의 정점이다.
단순한 복원을 넘어선 완벽한 재창조
SEC 12 와이드바디는 단순히 오래된 차에 강력한 엔진을 얹은 차가 아니다. 렌테크는 차대부터 시작하는 ‘프레임 업’ 방식으로 차량 전체를 완전 복원하고 재설계했다. 660마력의 출력을 감당하기 위해 차체 강성을 대폭 보강하고 섀시를 완전히 새롭게 정비했다.
강력해진 성능에 걸맞게 제동 능력 또한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거대한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시스템과 단조 2피스 휠이 적용됐다. 외관을 감싸는 전용 와이드바디 키트는 단순히 멋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기역학 성능과 냉각 효율, 고속 주행 안정성을 모두 개선하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결과물이다.
SEC 12 와이드바디 - 출처 : 렌테크
만약 그때 V12가 있었다면
원래 벤츠 SEC는 1979년부터 1991년까지 생산된 S-클래스 쿠페(C126)다. 당시에는 직렬 6기통과 V8 엔진 라인업만 제공됐으며, V12 엔진은 존재하지 않았다. S-클래스에 12기통 엔진이 처음 탑재된 것은 3세대 모델인 W140부터였다.
따라서 이번 렌테크의 프로젝트는 “만약 당대 최고의 쿠페였던 SEC에 V12 엔진이 탑재되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자동차 마니아들의 오랜 상상에 대한 가장 현실적이고 완벽한 해답이라 할 수 있다. 클래식 쿠페의 우아한 디자인과 현대 슈퍼카의 심장이 만난, 그야말로 꿈의 조합이 실현된 것이다.
내연기관 시대의 마지막 헌정작
SEC 12 와이드바디 - 출처 : 렌테크
렌테크 SEC 12 와이드바디는 전 세계 단 12대만 주문 제작 방식으로 생산된다. 첫 차량이 고객에게 인도되는 시점은 2027년 12월로 예정되어 있다. 30년이 훌쩍 넘은 클래식 쿠페에 파가니 존다의 심장을 이식한 이 레스토모드는 단순한 튜닝카를 넘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고전적인 S-클래스 쿠페의 아름다움과 현대 슈퍼카급 퍼포먼스를 결합한 이 차는, 점차 저물어가는 내연기관 시대의 마지막을 장식할 위대한 헌정작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